국립중앙박물관 "유럽서 고려불화 1점 새로 확인"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서… 고려 14C 전반기로 추정되는 아미타내영도

2013-01-09     고영민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유럽에서 국내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고려불화 1점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실시하는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가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Museo Nazionale d'Arte Orientale) 소장유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것.

박물관에 따르면, 이 불화는 아미타불이 시선을 아래로 향해 오른손을 내밀어 죽은 사람을 서방으로 맞이하는 모습을 그렸기 때문에, ‘아미타불이 와서 맞이하는 그림’이라는 의미에서 ‘아미타내영도’(阿彌陀來迎圖)라고 부른다.

이 작품은 광배(불상의 신성함을 드러내기 위하여 뒤에 빛을 나타낸 의장) 일부분에 약간의 보수를 가미했으나 전반적인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아미타불이 입고 있는 대의(大衣)의 붉은 색감과 찬란한 금빛의 연화당초무늬가 잘 살아있는 수작으로 평가된다.

제작 시기는 얼굴의 양감이 잘 살아있고 고식(古式)의 연화당초무늬의 패턴 등으로 보아 고려 14세기 전반기로 추정된다. 유사한 작품으로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 아미타내영도가 있으며, 일본 지온인[知恩院]과 젠린지[禪林寺]에도 같은 형식의 불화가 전한다. 고려불화는 그 섬세함과 아름다음으로 인해 한국 불교미술의 백미로 일컬어지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160여점밖에 남아있지 않아 매우 희귀한 실정이다.

또, 함께 조사한 유물 가운데 삼국시대 7세기의 반가사유상 1점도 확인됐다. 이 반가사유상은 현존 크기 8cm남짓의 소형으로 국보 83호 반가사유상과 같은 계열의 보관(寶冠)을 쓰고 있다. 온화한 얼굴 표정과 이목구비의 표현, 당당한 상반신과 옷 주름 표현 등에서 삼국시대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은 1957년에 개관한 동양미술 전문 박물관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2008년부터 한국실 활성화를 위해 한국 관련 전시 영상자료 및 전시보조물을 지원한 바 있다. 이후 2010년에 개설된 한국실에서는 도자기와 서화류, 불상, 금속공예품 등 40여점이 전시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관측의 긴밀한 협조 하에 이번에 그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고려불화를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에 전시를 통해 소개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