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스토어, 알고도 못하는 사업이지요”

[인터뷰] 최달순 뉴질랜드 123마트 사장

2011-05-04     이석호 기자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뉴질랜드 남북 섬 일대에서 43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달순 뉴질랜드 123마트 사장이 지난 2일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 염곡동 인베스트 코리아 플라자에서 열린 ‘유통업체 초청상담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하루 상담임에도 이날 상담 방문록에는 50여개 한국 중소기업들의 명단이 있었다.

“올해 100여개 한국 중소기업들과 사업을 할 거예요. 5%에 불과한 한국산 구매비중을 5년 내로 35%까지 확대할 것입니다.”

그는 한상대회, 옥타대회 등에 명함을 내놓지 않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성공한 사업가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 그의 표현대로라면 소위 뉴질랜드 1달러 스토어는 123마트가 장악하고 있다.

“공식명칭은 버라이어티 마트예요. 한국에서는 다이소가 유명하지요. 문구, 패션, 주방용품, 생활용품, 신발, 철물 등 3,500개의 제품을 전시해요.”

그동안은 123마트는 전체 상품의 80%가 중국산이었고, 나머지 20%를 한국, 일본, 유럽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특히 올해 설 이후부터 급속도록 세계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애국심 때문에 한국제품을 사는 것만은 아니에요. 솔직히 저는 비즈니스맨일 뿐입니다. 철저히 비즈니스 관점으로 보아도 한국제품은 매력적이에요.”

또한 중국 인건비가 오르면서 123마트처럼 수입처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옮기는 회사도 크게 늘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

최 시장은 1995년 뉴질랜드로 이주해 ‘1달러 스토어 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일본 회사가 지원을 해서 수천 개의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95년 뉴질랜드로 갔을 때, 아무도 이 사업을 하는 회사가 없었어요. 제 생각에 유태인, 화교들이 과거 영국지배를 받았던 뉴질랜드로 많이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완전히 블루오션이나 다름없는 사업이었지요.”

하지만 IMF 때 예상 밖에 사업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졌고 다시 일어서는데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완전히 이겨내고 지난 1년 동안 21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1억달러 매출도 5년 정도이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는 호주, 캐나다, 유럽으로도 사업을 확대할 생각이다. 이 계획이 발표되면 자칫 다른 회사들에게 선점효과를 뺏기는 것은 아닐까?

“1달러 스토어는 알고도 따라 하기 힘든 사업이에요. 생각해보세요. 1달러짜리 3천여 상품을 1만개씩만 구입한다고 해도 3,000만 달러가 듭니다. 재원마련은 어떻게 하며 한 번에 어디서 이 많은 품목의 제품을 구입하겠습니까.”

여러 번 되물어도 그는 성공비결은 없다고만 말한다. “성실하게 노력했고, 한인동포들과 함께 경쟁했던 게 큰 힘이 됐다”는 게 유일한 답변이다.

“제가 성공한 것을 보고 한인들이 연이어 같은 사업에 도전했어요. 처음에는 시장을 뺏기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해 속도 상했죠. 그런데 오히려 동포들이 이 사업을 같이 경쟁하니까,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진입을 지키게 됐어요. 1달러 스토어는 한인동포들이 하는 사업이라는 인식을 심게 된 거죠.”

그는 성공 노하우를 가르치는 것보다 한인 2세들이 새로운 국가에서 도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았다.

“호주를 비롯해 캐나다, 유럽 시장에도 우리 회사가 진출할 겁니다. 한인 2세들은 유창한 영어로 현지사회에 쉽게 동화하지만 그동안 자금력이 없어 사업을 시작하기 어려웠어요. 이들에게 직영점을 운영하도록 일임하고 제가 갖고 있는 것을 투자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