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한인회, 44년만의 ‘내집마련’

1일 3·1절 기념식과 개관식 동시 거행

2011-03-07     이현아 기자


지난 1일 세인트루이스한인회가 한인사회의 주요인사들은 물론 지역사회의 저명인사들까지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남다른 의미의 3·1절 기념식을 치렀다. 44년 역사상 처음 마련된 한인회관 개관식이 함께 열린 것.

1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신임 이계송 회장은 취임에 앞서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조국의 국격에 맞는 한인회를 운영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문을 열게 된 한인회관은 중심가 쇼핑몰의 공간 중 1,200평방피트의 공간을 임대한 것으로 신임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관식에서 이계송 회장은 “받기만 했던 민족에서 이제는 주는 민족으로서 이미지를 심어가겠다”며 “조국의 국격에 맞는 코리언 프라이드를 세워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세인트루이스 지역 한국 명예영사로 지명된 Judy Draper 판사 등 저명인사들이 두루 참석해 한인회관 마련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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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인 커뮤니티 리더가 내게 다가와 ‘당신이 아시안 커뮤니티에서 처음으로 회관을 가졌다’고 인사를 전하더군요.” 이계송 회장은 현지사회의 반응을 이렇게 소개한다.

혼혈한인으로 각고의 노력 끝에 법조인으로 우뚝 선 Judy Draper 판사 역시 누구보다 한인회관 개관을 축하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이계송 회장은 “무엇보다 그녀는 한인회가 이제 잠에서 깨 미국사회에 참여하고, 우리 것을 나누고, 기여하는 데 있어 베이스로 삼게 될 한인회관의 탄생을 기뻐했다”고 전했다.

한인회관 마련은 지역사회의 축하와 부러움을 한 몸에 산 사건으로 세인트루이스 한인사회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됐다. 당연히 이를 바라보는 한인들의 기쁨도 적지 않다. 현재 한인회관 앞으로는 한인 회원들의 소중한 정성이 답지하고 있다. Southern Illinois University 교수로 재직 중인 김천애 화백은 자신이 기부한 4개의 미술품을 직접 한인회관 벽에 설치하며 애정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만 30여년 동안 생활하며 작품활동을 펼쳐온 김천애 화백은 이번 한인회관 개관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한인회관 공간에 내 작품이 걸려있는 것을 보니 너무도 행복하다”는 김 화백은 “한인사회에 내 작품을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고맙다”고 오히려 한인사회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어렵게 마련된 한인회관인만큼 앞으로 효과적인 운영 방안은 과제로 남는다.

이계송 회장은 “셋방이나마 살림방이 생긴다는 것은 더 큰 집을 구할 수 있는 저력이 생긴다는 뜻”이라며 “임기 동안 그런 동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한인회는 한인회관 벽 한 쪽에는 ‘배우고, 나누고, 봉사하는 한인회’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걸렸다. 탄생 44년만에 내집마련에 성공한 세인트루이스한인회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