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생활은 한인동포 사회의 감초”

[설문풀이] 재외동포 생활환경 의식조사 - 2탄 종교

2011-02-23     오재범 기자

기독교, 천주교, 불교 대부분=종교는 외국에서 살아가는 재외동포들에게 단순히 ‘신앙’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살다가 익숙하지 못한 외국에 타인으로 살아가는 동포들의 경우, ‘종교생활’이 ‘사회생활’과 비슷한 중요도를 가진다.

그중 기독교나 천주교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한인회를 제치고 인적 네트워크의 가장 중요한 곳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그렇다면 한인사회에서 종교단체가 얼마나 많을까.

지난 2009년 기독교연합신문은 각 교계 자료를 모아 합산해 전세계 한인교회를 4,757개로 집계한바 있다. 이중 미국 내 한인교회 수가 총 3,734개였으며, LA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 주가 1,208개(32.4%)로 가장 많은 것으로 발표했다.

그밖에 뉴욕 주는 394개(10.6%), 뉴저지 주 216개 그리고 일리노이 주 195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기독교와 달리 신도숫자에 비례해 운영하는 천주교의 경우 66개 국가에 177개의 한인성당이 있으며, 15만 7천명의 한인신자들이 있는 것으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해외이주사목위원회가 2009년 발간한 해외 한인 천주교회 통계에 나와 있다.

하지만 불교의 경우는 사찰과 법당 수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규모가 큰 조계종의 경우에는 해외 사찰이 142곳으로 집계된 통계가 발표된 바 있지만, 그 외 교파는 자세한 통계를 내놓지 않았다. 워낙 많은 분파로 나뉜탓도 있겠지만 중국 태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현지사회에 보편적으로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한상 63% 종교생활, 80% 월 2회 이상참석 = 한인동포 중에서도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한상들. 이들의 종교생활은 어떨까. 본지는 지난해 세계한상대회와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한상 경제인 중 4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쳤다.

이중 257명(63%)이 종교를 믿고 있으며, 이들이 주로 믿는 종교는 기독교 158명, 천주교 62명, 불교 37명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명의 조선족 동포가 '중국 공산당'을 종교로 믿는다고 응답했고, 일본 나고야에 사는 패션디자이너 김희주(가명)씨는 “종교보다는 나 자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머지 37%인 132명의 한상들은 바쁜 사업 일정 탓 등을 이유로 들며 종교생활과 무관하다고 응답했다.

이중 기독교를 믿는 158명(전체 40%) 중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71명으로 전체 45%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31명(20%)을 기록했으며 캐나다 호주 각각 7명,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도 상당수가 나왔다.

반면 일본의 경우 24명의 응답자 중 불과 3명만이 기독교를 믿는 등 11명의 사업가만이 종교를 믿는 것으로 나왔지만 이중 6명(50%)가 ‘불교’를 믿는 결과가 나왔다.

한상들이 두번째로 많이 믿는 천주교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404명 중 천주교의 비율은 62명(15%)이지만, 이중 미국이 28명(45%)으로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 9명, 캐나다 5명, 호주 3명 등 지역적 분포가 고른 편이었다.

37명(전체 9%)이 믿는 불교는 중국 내 한상들이 19명(51%)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한상이 6명, 미국 5명 등을 기록했다.

종교활동에 참여하는 횟수를 보면 놀라운 현상이 벌어진다. 기독교를 믿는 한상 중 절반이 넘는 85명(53%)가 월 4회 이상 교회를 간다고 응답했고, 42명은 월 2~3회를 간다고 답해 ‘종교생활=한인동포 인맥 네트워크’의 공식을 입증했다.

천주교를 믿는 한상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체 31명(50%)가 월 4회 이상 성당을 찾았고, 20명은 월 2~3회를 참여한 결과를 내놓은 것.

하지만 불교의 경우는 달랐다. 응답자 중 22명(60%)가 월 1회 이하로 절이나 불당을 찾는다는 응답을 내놓은 것이다. 월 4회 이상 찾아간다는 한상은 불과 1명에 불과해 불교가 동포사회 인맥형성과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결과를 보였다.

동포 전문가들은 “한인동포사회 종교생활은 각국 동포사회가 가진 시대적,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거울’이기에 주의깊게 살펴보고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