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입장권 구하기는 '별따기'

한인동포 응원단 일부 응원 포기하는 사태도...

2010-11-17     오재범 기자

중국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한국대표팀이 연일 승전보를 보내오는 가운데, 현지 거주 한인동포들도 응원을 통해 힘을 보태고 있다.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월드옥타 전시위원장이자 강일식 Joong-Hwan 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 16일 본지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곳 한인동포들도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 응원을 위해 축구 예선전부터 응원단을 조직해 응원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응원단의 사기를 꺾는 의외의 복병이 나왔다. 현지에서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 입장권이 잘 팔리면서, 암표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

이같은 상황은 광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경기장 입장권 가격 정책 때문이다. 이곳 정부가 친서민들을 위한 아시안 게임을 하겠다고 정책목표를 잡으면서 입장권 가격이 10위안부터 400위안까지(한국돈 2000원~7만원)로 다양한 가격이 책정된 것이다.

중국 광동성에서 현지 한인동포들을 위한 ‘라이프 잡지사’를 운영하는 김대순 발행인은 “얼마전 수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의 아버지도 경기장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아들의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한 일이 발생해, 현지 재중국대한체육회 관계자를 통해 암표를 구할 만큼 표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라고 말했다.

강 회장 역시 “외국인의 경우에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각종 경기 입장권을 구매하는 상황인데, 미리 구매하는 경우는 정상가의 10배에 달하고 경기시간이 가까워 졌을 때도 5배정도 비싸게 팔고 있어 응원단이 제대로 경기장에 못갈 판이다”고 말했다.

현재 입장권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구입해 현지 시중은행에서 표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인터넷 판매 방식에 허점이 있다.

인터넷을 통하면 중국인 1명이 자신의 신분증번호를 입력하고 하루에 1장의 표를 구매할 수 있고, 중국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공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사람이 표를 매일 1장씩 살 수 있기 때문에 물량이 딸린다고 한다.

게다가 다른 국제대회와 달리 외국인을 위한 물량을 따로 마련해 놓지 않아 현지 한인동포들이 구매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15일 열렸던 한국-중국 축구 16강전의 경우 경기장에 6만여명이 운집했는데, 이중 한인동포 응원단은 500여명이 입장할 수 있었던 것도 주최측이 특별히 배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

강 회장은 “게다가 오는 주말인 20일부터 열리는 양궁경기장에는 현지거주 한인동포가 대거 응원을 하러 나설 예정이지만 이것도 표 구하기가 어려워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광저우의 경우 아시안게임 특수를 맞아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관련물가가 폭등한 상태다. 평소 하루밤 숙박에 150달러 정도하는 특급호텔의 경우 요즘 하루숙박비가 500달러가 넘어가고 있지만, 이마저도 방을 구하지 못해 민박에 묵는 관광객도 부지기수라고.

강 회장은 “그나마 19일부터 펼쳐지는 한국팀 경기 중 축구의 경우 붉은악마가 건너와 직접 응원에 나설 예정이기에 현지 한인동포도 함께 하면 응원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비록 현지 물가가 비싸지만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2위 경쟁에서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 기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