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볼란티어' 쌍파울로 국제영화제 대상

장애인의 성(性)과 인권 다룬 조경덕 감독작… 개막전부터 현지언론 주목

2009-11-10     유용일 재외기자

브라질에서 열린 제33회 쌍파울로 국제영화제에서 조경덕 감독의 영화 ‘섹스 볼란티어(SEX VOLUNTEER)’가 현지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얻으며 지난 5일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 한국 영화로는 남미지역의 영화제에서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열린 이 영화제에서 400여편의 세계 각국 영화가 선보인 가운데 ‘섹스 볼란티어’는 12개의 최종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 가운데 대상에 해당하는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쌍파울로 국제영화제는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배우상 등 3개 부문에 대해서만 상을 수여하는데, 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의 쌍파울로와 리오 데 자네이로,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해마다 국제영화제가 열리며 이 중 쌍파울로 국제영화제의 규모가 가장 크고 유일하게 경쟁 부문이 있다.

조경덕 감독은 “장애인의 성(性)과 인권이라는 흔치않은 화두를 직설적으로 다루면서도 영상미를 가미한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우리에게 아직 낯선 남미 지역 영화제에서 이런 좋은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특히 기쁘다”고 말했다.

‘섹스 볼란티어’는 장애인을 위한  ‘성 도우미’가 존재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실적인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적인 화법을 통해 감성과 이성의 균형 잡힌 접근으로 올해 4월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그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실제 중증장애인 배우들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사실적인 연기와 영화의 제작 취지에 동참하는 법조계, 종교계, 학계 인사들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제 기간 동안 총 5회에 걸쳐 상영된 ‘섹스 볼란티어’는 마지막 상영일인 27일에는 좌석매진으로 인해 수많은 관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을 정도로 회를 거듭할수록 사회적인 이슈를 불러 모았다.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브라질 영화배급사들이 상영 요청을 하는 등 ‘섹스 볼란티어’의 대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제에는 ‘박쥐’(박찬욱), ‘마더’(봉준호) 등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들의 작품들과 나란히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섹스볼란티어>는 유일하게 공식 경쟁부분에 진출해 개막전부터 현지 언론들의 관심을 받아왔던 작품이다.

조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가능하다면 브라질 동포들을 위해 상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고, 브라질 한인회(회장 박동수)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지난 11일 쌍파울로 천주교회 강당에서 영화를 상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