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재외동포영화제’ 28일 개막
‘700만의 발자국’, ‘통일, 기억과 구상’ 등 세 가지 섹션 20여편 출품
2008-08-25 이석호 기자
2008 재외동포영화제가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서울 명동 ‘인디 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4회를 맞는 이번 영화제는 ‘700만의 발자국’, ‘이웃사촌’, ‘통일, 기억과 구상’이라는 세 가지 섹션의 20여편의 작품을 통해 재외동포, 국내 이주민 그리고 남북 통일문제를 함께 다루며,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특히 제 4회 재외동포영화제의 개막작으로 독일 마티아스 카일리히 감독이 4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연출한 ‘미카엘과 진희’를 비롯해 ‘섬이 되다’, ‘풀메탈 빌리지’, ‘홈타운’ 등 몇몇 영화가 작품성 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중 ‘미카엘과 진희’는 독일 가정으로 입양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입양인 미카엘과 독일 내 동포사회에서 성장해 독일과 한국의 문화를 동시에 가진 진희의 핑크빛 로맨스를 그려낸 작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로맨스 속에 독일인도 한국인도 아닌 채 양쪽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인물들의 두 문화에 대한 충돌과 갈등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또한 멕시코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은희 감독이 연출한 ‘섬이 되다’는 강제 이주로 폐쇄된 삶을 살게 된 소록도 주민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로 이번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작품에서 임 감독은 한센인으로서 살아가면서 만들어진 사회 규제와 눈에 보이는 경제 발전에만 집중된 우리의 미숙한 복지 현실 등을 일반 대중에게 다소 생소한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소록도 주민들의 일상을 진솔하고 무겁지 않게 담으려 노력하면서, 소록도의 아름다운 영상을 펼쳐놓고 있다.
또한 보수적인 독일의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열리는 메탈페스티벌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풀메탈 빌리지’도 재독동포의 시각으로 독일 사회를 잘 포착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재독동포 조성영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아름답고 조용한 독일 시골 마을이 사회반항과 체제반항, 요란한 광란을 몸으로 보여주는 ‘메탈’과 충돌하는 모습을 재미있고 진솔하게 담아, 독일 현지에서도 개봉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일본 최고의 메이저 영화 제작사 도호사에서 제작한 인권 영화인 ‘홈타운’은 재일동포인 이경애 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홈타운’은 일본의 아이돌배우인 마에다 아키가 주연을 맡았으며, 재일한국인 3세 간호사와 그 주변이웃들의 모습을 통해 이주민으로 사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갈등의 모습을 담았다.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재료가 함께 어우러짐으로 맛있는 맛을 내는 샐러드처럼 여러가지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도 모두가 함께 소통할 수 있다”라는 것을 재미있게 그린 것이다.
미국동포 김정숙 감독이 만든 ‘HERs’는 20대 지나가 살고 있는 LA, 30대 지나가 살고 있는 라스베가스, 40대 지나가 자신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찾은 오로라가 있는 알래스카까지, 세 도시의 멋있는 풍광이 함께 전달되는 감동적인 영화이다.
작품에서 세 명의 지나는 모두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도 자신의 꿈과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언젠가 이뤄질 것이라는 꿈을 버리지 않은 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밖에도 이번 영화제에서는 재중동포 3세의 작품인 ‘경계’, ‘11세’와 새터민 학생들의 대안학교인 셋넷학교에서 제작된 단편 영화 모음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에서 영화를 공부 중인 동포 감독들의 재기발랄한 단편 영화 등 다양한 작품이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