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포경제에 불황 '그림자'

체류관리, 보안통제 등 각종 규제 여파로 고충

2008-08-07     오재범 기자
베이징올림픽 경기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현지 동포들은 외국인 체류관리 강화, 삼엄한 보안통제, 공장 일시가동 중단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생업을 포기하거나 일시 귀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내 공항과 항만에서의 관광객 검열도 삼엄해졌다.

한국인을 상대로 여행업을 하는 김모(30ㆍ여) 씨는 "최근 보안강화로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 작년 이맘 때 보다 매출이 최대 50%나 떨어졌다"며 "심지어 일부 여행사는 올림픽 기간인 8~9월 동안 아예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정부는 오염배출 공장에 대해 운영시간 제한 등 규제를 가하고 있어 제품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중국에 사무실을 두고 철강무역을 하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 장모(55) 씨는 "생산중단 조치에 따라 지금은 물량을 구하려고 해도 확보가 어려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이 참에 한국에 들어가 오래 보지 못한 친지들을 만나고 돌아올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정부의 압박 속에서 현지 동포 간 부동산 거래도 극히 줄어든 상태로 일부 동포들은 매매를 포기하고 올림픽 관람을 위한 단기임대자를 찾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왕징에 거주하는 장모(40.여) 씨는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구매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지만 잘 팔리지도 않고, 비자기간까지 만료돼 이달 말 일단 한국으로 귀국해 올림픽이 끝난 뒤 다시 돌아올 계획"이라며 “올림픽 경기 관람을 위해 베이징에 머무는 단기임대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5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동포도 "올림픽 기간 관광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예년에 비해 손님이 50% 가량 줄어들었다"며 “올림픽 특수가 아니라 손님이 없어 비상이 걸렸다”고 울상짓기도 했다.
재중국한국인회 오재승 사무국장은 “이미 많은 교민들이 중국을 빠져나간 상태”라며 “특히 유흥업 등 소규모자영업을 운영하는 동포들이 올림픽이 어떻게 마무리 되는 지를 관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