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면 - 정치권, 청년실업자 5만명 해외인턴보내자

2003-09-15     최연구
청년실업자 대책으로 실업청년을 해외에 파견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지난 7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청년실업대책과 관련 "청년실업자 15만명중 5만명은 해외로 보내고 10만명에 대해서는 국내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으며 청년실업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새해예산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최대표는 청년실업자 해외파견의 구체적 프로그램은 밝히지 않았지만 "당이 정부에 예산과 정책에 반영해달라고 촉구하고 이게 안되면 청와대라도 찾아가서 받아달라고 할 것"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한 강한 정책의지를 보였다.
현재 한나라당의 청년실업대책 특위는 최대표의 발언취지대로 구체적인 해외인턴파견 프
로그램을 내놓기 위한 실무작업을 하고 있다. 실제 이와 유사한 경우는 경북대학교에서도
있었다. 경북대학교는 2000년부터 재학생 해외인턴, 학점교류 교환학생제도, 해외어학연수,
배낭여행지원 등의 국제화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해외인턴쉽제도는 경북대 국제
화프로그램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되어 왔는데, 2000년 1학기부터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이 해
외인턴을 다녀왔다.
계절제, 학기제 및 학년제로 지금까지 해외인턴을 다녀온 학생수는 총287명에 이른다. 경
북대는 현재까지는 미국업체에만 보내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해갈 계
획이다. 먼저 대학측에서 현지업체를 확보한 후 필요한 인력만큼의 인턴생을 선발해 현지에
파견하는데, 해외업체에서의 실무업무를 평가해 전공이나 교양학점으로 인정해주고 있어 학
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체류문제와 관련해서 학교는 인턴생 파견을 위해 J-1
비자(문화교류비자) 또는 H2B비자(단기취업비자)를 신청하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 속에서 청년실업자문제는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에서 해외인턴쉽제도는 국가적으로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하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주장
은 정치권에서 청년실업자대책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만하
다. 하지만 실업자의 해외파견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소요되는 예산도 예산이거니와
파견지역의 고용조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가령, 유럽의 경우 해외인턴을 보내
기 위해서는 노동허가가 필요한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단기적인 해외파견이라
는 성과에만 급급할 때 국내실업문제 해결에는 별 효과를 거두기 힘든데 어떻게 실업문제해
결과 연결시킬지 등의 대책 없이 성급히 추진하다가는 실효성없는 공염불로 끝날수도 있다.
최연구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