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수근 초기 유화작품 토론토에서 발견 ‘진품’여부 화제

2003-09-05     dongpo

초기 작품으로 보이는 故 박 수근(朴壽根) 화백(1914-1965)의 유화가 나타나 화제다.
1940년대 이전작품으로 추정되는 이 유화는 크기가 60cm x 51cm(약10호)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발견됐다. 온타리오주 수도 토론토에서 한 갤러리를 운영하는 동포 김선남 씨(57세)가 최근 한 필리핀 인으로부터 이 그림을 입수한 것.
박수근은 강원도가 낳은 세계적 미술가로 손바닥만한 작품 한 점도 수억 원씩에 판매되는 한국 최고의 민중화가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지닌, 소외된 서민적 애환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로 명성이 높다. 지난해 가을에는 그의 고향 양구에 생가복원 계획과 함께 박 수근 미술관이 개관돼 외부손님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박수근 작품을 발굴한 김씨는 이 그림을 박수근 미술관에 장기대여형식으로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미 박수근의 판화(4호 크기)와 데생 등 2점과 추사 김정희 나무현판(石坡라고 양각된 형태로 새겨짐-사진참조)등을 지난해 박수근 미술관에 기증한 바 있다.    
토론토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석환 홍익대 미대 교수(48세)는 “이 그림은 박수근의 초창기 작품으로 그림 스타일이 조악하고 배치도 짜임새가 있지 않다”라며 “그러나 역으로 신선하고 미숙하나 시원한 느낌의 채색 상태가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물감을 두껍게 겹쳐 바른 그의 평소 화풍이 엿보이나 평소의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이미지보다는 아동화 적이고 동양적 분위기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그림이 박 수근의 작가 서명이 나타나 있고 그림보존상태가 비교적 좋은 편으로 초창기 습작품이기 쉽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 유화가 감정 후 진품으로 판명되면 미술사적인 그 희귀성 때문에 엄청난 가치를 지닌 높은 가격의 그림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이 유화 내용에는 여인과 개, 수근나무 두 그루, 해, 언덕 위에 초가집들 등이 등장해 있다. 오른 쪽 하단에는 ‘수근’ 이라는 사인도 희미하게 보인다. 김씨는 유화에 나타난 나무 등 사물들과 작가서명이 박수근 작품에 나타난 서명과 꼭 같고 실질 작품이 오래된 점등이 진품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5.4매 khsong@kado.net)

캐나다동포 金善南씨는 누구인가.
토론토 이민생활이 30년째인 김씨는 한때 부동산업과 벽난로(Fireplace) 제조업으로 크게 사업을 벌였던 캐나다 시민권자 비즈니스맨이다. 수년 전 모든 사업을 정리한 그는 이민생활 중 틈틈이 모았던 古畵 연구에 몰두, 지난 99년 미술품수집가 겸 갤러리 주인으로 변신했다. 토론토 북쪽지역 중심 가에 정식으로 수나미(SUNAMI) 화랑을 열고 본격적인 古畵 및 골동품 수집에 나섰다. 이에 물리 척추신경의사 면허(카이로프랙터)를 지닌 아들까지 가세해 명화 발굴하기 등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었다.
김씨에 따르면 북미는 곳곳에 엄청난 미술품 등이 묻혀있는 땅으로 세계미술품의 寶庫라고 강조한다. 그는 캐나다 뿐 아니라 미국 출장 등을 통해 고려청자 등 도자기와 명화 등을 발굴한 후 자신의 웹사이트를 개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판매 등 거래를 하고있다. 가끔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도 드나들면서 그간 그림거래를 통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고 전한다.  
김씨는 1-2주에 한번정도 북미 각지로 다니며 미술품 발굴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는 수집한 작품들 중 국고 급에 속한다고 판단되는 미술품 경우는 값의 고하를 따지지 않고 선뜻 미술관 등 장소에 기증한다. 박 수근 미술관에 10여 점 소장품들을 기증한 예와 한국정부와 북한에도 귀중 미술품을 기증했다.
특히 지난 6.15 남북 정상회담 성공에 감격해 당시 그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렘브란트(Rembrandt 1606-1669/사진참조)그림은 그가 소장중인 미술품 중 가장 가치가 있었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이 미술품은 현재 묘향산 국제친선전람 관에 전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씨는 북한에서 이 그림을 기증 받고도 오늘까지 일체의 인사말조차 없다고 이를 무척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    4.4매        
(사진설명)                
1. 기증한 박수근 판화
2. 기증한 추사(완당) 김정희 현판
3. 김정일 위원장에게 기증한 켐브란트 그림
4. 박수근 초기작품으로 추정되는 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