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자녀교육 위한 협의회 구성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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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자녀교육 위한 협의회 구성을 제안한다.
  • 신상록
  • 승인 2007.03.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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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다문화네트워크 대표, 다문화국제학교 설립위원장
대한민국도 이제는 다문화사회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순혈국가니, 단일민족이니 라며 자랑거리처럼 말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동방예의지국이란 긍지 하나로 어릴 적부터 외국인들을 보면 무조건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의식교육을 받았으면서도 유독 혼혈인에 대해서 만큼은 우리 사회가편견과 차별의 시각으로 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의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대중매체의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세계가 사랑방처럼 가까워지고 있고 우리나라의 국가경제력의 신장과 그에 따른 외국인 산업인구의 유입, 농어촌지역에 국제결혼으로 인한 이주민외국여성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5년 10월 농림부 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의 결혼이주민 증가률이 전년대비 53%이며, 결혼하는 세 쌍 중 한 쌍이 다문화가정이라고 한다.(2005년 한국인 결혼총인구중 13.6%가 다문화가정)

필자가 사는 경기도 포천의 경우만 보더라도 전체인구는 약 17만명 정도지만 51개국에서 온 외국인이 살고 있고, 한국국적을 가지고 포천에서 태어난 혼혈 아이가 2005년 한해동안 40명이나 된다. 2005년 한 해동안 혼혈아동이 전국적으로는 5천명이상이 출생했고, 2010년이 되면 10만명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사회 교육망 준비는 어떠한가. 다문화가족이란 의미를 한참동안 설명해야 겨우 알아들을 정도로 일반인들의 다문화에 대한 지식정보가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로부터 들은 것인데, 2005년도에 다문화인들을 위한 지원책이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한국인들도 먹고살기 힘이 드는데 다문화인들을 무슨 이유로 지원하느냐는 것이다.

그들 중 대다수가 한국국적을 가지고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열악한 산업 환경 속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아직도 사회전반은 그들을 가족으로 인정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많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1,2년 살다가 한국을 떠날 사람들이 아니다. 다문화가정자녀들은 한국국적을 가지고 태어난 한국국민이다. 여성의 경우 대부분이 외국인이므로 남편이나 자녀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 등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녀들 또한 한국어에 서툴고 학교에 가서도 읽고 쓰기 등이 미숙하여,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례가 많이 있다.

여기에 다문화사회를 위한 준비의 필요성과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의 당위성이 있다. 필자는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의 당위성을 통합된 사회와 21세기 국가경쟁 차원에서 구상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자는 최근 다문화국가인 영국이나 프랑스사회에서 일어난 대규모시위와 차량방화사건의 교훈이 말해주듯 다문화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소외감을 해소해 주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법률적 제도보완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전인교육을 통한 자기정체감 확립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대상에는 다문화가정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포함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튼튼한 교육지원을 받지 못한 채 이들이 10년 혹은 2-30년 후 청년과 성인으로 성장하여 사회구성원이 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때는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지금보다 10배는 커질 것이다.

후자의 경우 다문화인이라는 점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결혼이주가정 85%가 외국인어머니인 만 큼 어릴 적부터 어머니나라 언어를 경험 하며 외국문화에 익숙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들이 국내에서 차별과 편견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중단하거나, 마치더라도 대부분 외국으로 진출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어릴 때부터 심어주고 영어 등 제2외국어를 습득케 한다면 국가 경쟁력 면에서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21세기 국가 사회전체를 위해서 새로운 세대로 떠오르고 있는 다문화 문명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정책을 입안하는 기관이나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와 국민모두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언론도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무엇이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대중이 다문화인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지도록 앞장서야한다. 다문화인에 대한 교육과 지원이 지금까지는 일부 개개인이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범사회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문화 가정 자녀교육을 위한 지역사회협의회가 구성되기를 제안한다. 다문화사회 준비를 위한 지역교육협의회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인사들로 구성하되 다문화가족도 참여해야 할 것이다. 공급자중심이 아닌 수요자의 필요에 귀 기울이고 지자체장도 협의회의 결과를 수시로 보고 받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건강한 사회는 우리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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