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교육 정부재정지원 늘리고 전문교사 파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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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교육 정부재정지원 늘리고 전문교사 파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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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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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 기자 tengis@ngotimes.net

"재외한인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재정지원을 대폭 늘리고 전문교사를 파견해야 한다"

1억7천5백만명에 이르는 전세계 이민자들은 공통으로 정체성혼란이란 문제에 직면한다. 한국인구의 10%가 넘는 7백만 재외한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2세들에게 올바른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는 이민자 교육과 이를 뒷받침할 모국정부 지원이 갈수록 절실한 실정이다.

"재외동포의 정체성 확립과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는 2003 한국학 국제학술대회가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주최로 7월29일부터 8월1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한국학교·한글학교 등에서 재외한인 교육을 담당하는 19개 나라 3백43명을 비롯한 국내외인사 5백여명이 참석했다. 전세계 한인교육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험과 의견을 나누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광규 학술대회 준비위원장(전 서울대 교수)은 "재미동포들이 한국인의 정체성과 미국인의 정체성을 함께 가지고 살아가야 하듯 재외동포들은 여러 정체성을 조화시켜야 한다. 한민족 정체성을 잘 가져야 거주국 사람으로도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원장은 이번 대회에 대해 △조총련계 조선학교를 재외한인 교육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려 적극 노력했고 △재외동포 교육자들의 연대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으며 △재외한인 교육자들이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한 점을 성과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중국을 빼고는 이구동성으로 "학교 운영이 어렵고 왜 배워야 하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청소년이 많으며 교재와 교사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현재 재외한인 교육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재정지원·교사 파견과 연수 대폭 확대, 교재개발을 한국정부에 촉구했다.

재외한인 교육기관은 2002년 현재 △전일제인 한국학교 15개 나라 24개 △사회교육을 위주로 하는 한국교육원은 14개 나라 35개 △한글학교는 97개 나라 1천6백88개이다. 중국은 조선족학교가 정식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박갑수 서울대 명예교수도 "한국어교육의 과제와 개선방향: 재외동포 교육을 중심으로"에서 재외한인 한국어교육의 과제로 △목표를 분명히 할 것 △정부 지원 △현지 실정에 맞는 교재 개발 △유능한 교사 양성 △다양한 유인책 마련 △시디롬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교육 활용 △남한의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 등으로 나눠져 있는 한국어규범 통일 등을 들었다.

고명균 국제교육진흥원 교수는 이에 대해 "재외동포 교육과 관련한 사안은 현재 교육부와 외교부로 나눠져 있다. 한국학교와 한국교육원은 교육부에서, 한글학교는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에서 지원하며 총액은 연간 2백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각 한글학교가 실제로 받는 운영비는 소액일 뿐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드러냈다.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개회식에 영상메시지를 보낸 것을 비롯해 고건 국무총리 등이 축사를 보냈고 정세현 통일부총리는 "참여정부의 통일정책"이란 주제로 특별 초빙강연을 했다.

<각 국 재외동포 교육 현황>

▲미국: 한인 약 2백12만명 거주. 2001년 현재 한국학교 1개, 한국교육원 6개, 한글학교 9백56개가 있다. 한글학교는 대부분 주말학교로 대체로 토요일 오전에 3시간 실시한다. 초등학교이 70-8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중고등학생과 성인이다. 영세한 한글학교가 많고 그나마 대부분 한인교회에 속해 있다. 1981년 재미한인학교협의회(회장 이광호)가 발족했다.

▲중국: 한인 약 1백92만명 거주. 헌법으로 소수민족 언어문자 사용을 장려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에 조선족학교가 정식교육체계에 포함되어 있다. 2000년 현재 소학교 9백84개, 초급중학 2백11개, 고급중학 3개, 중등전업대학 9개, 도합 1천2백7개의 조선족학교가 있다. 한글학교는 16개이다. 하지만 이순신장군이 누군지 모르는 어른이 있을 정도로 중국 역사·문화만 가르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 껍데기만 조선말이고 알맹이는 중국 일색이라는 것이다.

▲일본: 한인 약64만명 거주. 재일동포교육은 일본 공립 혹은 이에 준하는 학교교육, 민단계 학교와 총련계 학교, 민족학급으로 나눌 수 있다. 조총련계 조선학교는 1백10여개, 민단계 한국학교는 4개 뿐이다. 조선학교 학생은 한때 3만5천여명에 달했으나 최근엔 1만2천명 정도로 줄었다. 현재 조선학교에는 오히려 한국국적 학생이 더 많다. 한국학교 학생은 2003년 현재 1천7백8명이다.

▲유럽: 한인 약8만명 거주. 한글학교는 22개 나라에 걸쳐 85개 한글학교가 있으며 한국학교는 없다. 한글학교는 대부분 주말학교이다. 교사는 5백88명, 학생은 일시거주 1천8백67명, 영주권자 2천3백81명이다. 이 가운데 1만명 이상의 동포가 사는 독일(36개), 영국(16개), 프랑스(6개)에서 유럽 한글학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독립국가연합(옛 소련): 한인 약 52만명 거주. 한국교육원 7개, 한글학교 4백80개가 있으며 교사는 7백90명, 학생수는 약 2만5천명에 이른다. 소련정부가 민족어사용을 통제하면서 일부 노인을 빼고는 한국어를 거의 잃어버렸기 때문에 한국어교사의 자질이 특히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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