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레사람과 한국사람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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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레사람과 한국사람의 차이
  • 장준희
  • 승인 2003.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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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이 맞을까 꼬레사람이 맞을까?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의 재외동포들은 자신들을 'Чосон сарам(조선사람)', 'Коре сарам(꼬레사람 혹은 고려사람이라 표기)'이라고 자칭(自稱)하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에게 알려진 '고려인'이란 명칭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국사람들이 말하는 고려인에서 'Коре(고려)'+'Ин(인)'은 러시아어의 언어학적인 측면에서 성립하기 어려운 조합입니다.

왜냐하면, 'Ин (인)'은 한자어 '인(人)'에서 한국사람들이 임의적으로 따 온 것으로, 문헌을 포함한 러시아어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민족명칭 어미입니다. 더구나, '꼬레'라는 러시아어 발음에 한자어인 '인'이 합성어를 만든다는 것은 지극히 한자권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민족명칭입니다. 러시아어권은 한자권과는 다릅니다. 이는 한국인들에게 '한국인'이라고 칭하듯이 꼬레사람에게 붙인 타자적 관점에서 편의적으로 민족명 혹은 지역명에 붙인 어미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필자는 여기서 중앙아시아 재외한인을 '고려사람'도 아닌 '꼬레사람'이라고 한글로 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재외동포 한인들이 '고려사람'이라는 발음보다는 '꼬레사람'이라는 발음에 더 가깝게 자신들을 한국어의 방언 중 하나인 '꼬레말'로 칭하고 있으며, 또 이를 존중하여 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족명칭은 당사자 스스로가 어떻게 자신들을 칭하는 가가 중요합니다. 이를 받아들여 내부적 관점에서 표기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외부적 관점에서 표기하거나 표현한다면, 여러 민족들이 제각각 다르게 지칭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하나의 사물을 두고 여러 명칭으로 불리는 현상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구소련권 재외한인을 '꼬레사람'이라고 칭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중앙아시아 한인들 만의 민족적 독자성과 여타 재외동포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민족적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명칭 속에는 중국의 조선족도 아닌 꼬레사람들만의 우수성과 소수민족으로서의 애환이 서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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