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량 늘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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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량 늘인것
  • 구본규
  • 승인 2003.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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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법이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 박은 12월이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법의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아직 개정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외교부는 국내노동시장 교란과 중국과의 외교마찰 그리고 한미통상조약상 최혜국대우와의 배치라는 전통적인 개정 반대 의견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부의 반대논리는 정책적, 외교적으로 당국이 해결해야 할 부수적인 문제를 빌미로 재외동포정책의 근간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얼마 전 법무부의 한 관리는 40세 이상 외국국적동포에 대한 이중국적 허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40세 이상 외국국적동포에 대해 차별 없이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이것은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과 맞물려 재외동포법 개정 못지 않은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또 그가 지적한대로 지금은 분명 우리사회에서도 이중국적 문제에 대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객관적 시각에서의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대안을 실천할 의지가 없이 그냥 흘려본 것에 불과하다면, 이 조치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을 재미동포 사회의 기대를 과잉 증폭시켜 재외동포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꺾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것은 결국 재외동포법 개정 문제를 둘러싸고 형성된 정부와 재외동포 사이의 전선에서 재미동포의 이탈을 초래하여 재외동포법 개정 움직임의 동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것이 내심 정부가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단지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는 대안을 눈앞의 떡인 것처럼 내미는 행위는 매우 부도덕한 행위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이중국적을 당장 허용할 생각이 아니라면,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재외동포법 개정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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