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의 처형과 중동 타크피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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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의 처형과 중동 타크피르문화
  • 공일주
  • 승인 2007.01.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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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일주(요르단대학교 교수)
이슬람 세계는 지금 메카 순례 후 희생절(명절)로 1월 5일까지 쉬었다. 1월 6일 아침 이슬람 세계는 사담 후세인의 처형을 두고 시아파와 미국을 비난하고 해당 국가의 미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일고 있다.

희생제물로 이삭이 아닌 이스마엘이 바쳐진 것을 기념한 이슬람 희생절에는 양을 잡아 가족과 이웃과 가난한 자들이 서로 나누는 명절이다. 이슬람 국민이 화합과 단결을 위한 명절이다.

그러나 이라크 시아파 총리의 보좌관 밧삼 알 후세이니는 사담 후세인의 처형은 이라크 국민의 명절 선물이라고 하여 이라크 내 순니파와 시아파 간의 극명한 대립을 보여 주었다. 순니파 이었던 사담 후세인의 고향 알티크리티에서는 사담의 처형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인 것과 대조가 되었다.

이슬람의 명절을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혼탁한 이라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무슬림들의 큰 명절에 주변 아랍국가들은 사담 후세인보다 더 강력한 통치자를 부르는 이라크 정치를 염려하고 있다.

이라크의 총리 누리 알말리키는 시아파로서 이번 사담 후세인의 처형의 최고 결정권자로 보였으나 실제는 시아파의 무장 세력을 이끌던 무끄타다 사드르가 그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담 후세인이 무끄타다의 아버지를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이 된 셈이다. 

사담 후세인의 처형장에서 찍힌 사진에는 시아파들이 <무끄타다, 무끄타다>를 외치면서 사담 후세인을 비아냥거렸다. 사형장에 까지 시아파와 순니파간의 증오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이라크 내 순니파와 시아파간의 종파간 분열과 증오는 오랜 세월을 두고 이라크 국민들을 괴롭힐 것이다. 사담 후세인은 코란을 들고가면서 “역적들, 미국인들, 첩자들, 페르시아인”이란 말을 남기고 갔다고 한다. 페르시아인들은 이란의 시아파를 가리킨다.

사담 후세인의 처형 소식은 이라크의 분열된 정치 상황을 반영한다. 그가 명절을 마치고 시아파 통치권자들에 의하여 사면이 되었더라면 이슬람의 두 종파이었던 순니파와 시아파 간의 화해가 이뤄질 절호의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이슬람이 늘 평화와 관용을 주장하지만 현대사에서 이슬람은 그런 관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모든 아랍인들이 이라크에서 인명을 죽이는 사람들은 무슬림이 아니라고 한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그러나 오늘 이라크에서 인명 살상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무슬림이고 시아파 무슬림과 순니파 무슬림 사이에 내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아랍 무슬림들 특히 이라크 국민들 중 순니파와 시아파는 자신들의 종파간의 분쟁을 타크피르(takfir·상대를 배교자와 이단으로 살해함) 문화로 몰고 갔다.

아랍 국가 중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시아파 정권이 들어선 이라크를 보는 주변의 아랍 순니 국가들은 시아파 정권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가능하면 이라크가 순니파 정권이 들어서기를 소망한다. 타크피르 문화가 이라크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지금 팔레스타인에서는 하마스(이슬람 저항 운동)와 파타흐 정당 세력 간의 무력대결과 살해가 이어지고 있다.  레바논 실권은 시아파 총리에게 있고 이란의 지원을 받았던 헤즈볼라와 반대 세력간의 타크피르 문화가 거세게 불고 있다.

이런 이슬람 세계의 종파간 갈등과 타크피르 문화가 한국에까지 퍼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일부 언론에 의하면 한국내에 중동 이슬람 사람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선심성 행정으로 이슬람 센터 건립을 한 광역시가 서두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유럽은 이슬람 사람들의 자국내 폭력을 막기 위해 이민법까지 고쳐가며 그들의 유입을 막고 있는데 말이다. 사담 후세인의 교수형에서 보았듯이 이라크가 그들 뜻대로 그들의 길을 가고 있는데도 한국의 어느 광역시는 이슬람의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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