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이주 70년의 고려인을 생각한다
상태바
강제 이주 70년의 고려인을 생각한다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7.01.12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만여 명의 고려인들이 그들의 할아버지의 숨결이 녹아 남은 연해주에 돌아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잃어버렸던 터전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150여 년 전 부터 북방 개척을 위해서 또는 일제에 항거하여 조국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서 두만강을 넘었던 20만 명의 후손들이다.

한국과 같은 크기의 연해주에서 모범적인 정착으로 정착하던 선량한 조선인들을 스탈린이 6 000Km나 떨어진 낯선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킨 것이 1937년 9월이었다.

강제 이주된 후 고난을 겪던 그들은 스탈린이 사망하자 1953년 이후 좀 더 자유롭게 중앙아시아에서 구소련 각지로 흩어져 새 생활 터전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고난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1990년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신생국가들이 그들 민족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자 독립국가의 언어를 알지 못한 고려인들은 핍박과 차별을 피해 또 다시 유랑민이 되고 만다.

올해는 이 기구한 운명의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던 때로 부터 70년이 되는 해이다. 10대 때 사연도 모른 채 중앙아시아로 향하는 수송열차에 실려 가 인생을 통째로 소진했던 소년들이 80객이 넘어 아버지의 고향을 찾아 온 것이다. 그들 이주자들은 아버지들이 살던 곳에 한인촌인‘우정마을’을 짓고서 오고 싶어도 거주지(居住地)와 먹고 살길을 찾지 못한 10만 동포들과의 재회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를 비롯한 CIS(독립국가연합)지역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우크라이나 등에 약 55만여 명의 한 많은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북아평화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들 고려인을 정착시키기 위한 활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정부와 재외동포재단 등에서도 스탈린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70년을 맞아 이들 고려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계획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연해주 우정마을에 중앙아시아 고려인 70가구를 재이주시키는 ‘70-70 프로젝트’, 한국 국민의 우정마을 방문운동, 우리 전통음식인 된장, 청국장 등을 생산해 국내에 판매하는 농가공단지 조성사업, 10월로 예정 된 남북한 예술단과 고려인 예술단의 대규모 문화예술인의 알마티시의 공연 등이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이들에 대한 동포들의 관심을 호소하는 바다. 이 지역 인적 네트워크와 식량, 석유 등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향후에 닥쳐올 남북통일을 대비해서도 아니다. 우리가 고려인을 지원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동족으로서 고난과 희생으로 점철했던 데 대한 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것은 우리 한민족의 역사요, 자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벌써 한 세기가 흘러가면서 그들에게 남은 한민족의 흔적이라고는 외모뿐이라해도, 오늘까지 동포의 일원이라는 일념으로 모질게 버텨온 그들에게 한민족의 정체성을 부활시킬 수 있는 계기를 이제 우리가 먼저 만들어 제공할 일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