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시단] 국수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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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시단] 국수와 어머니
  • 이현숙
  • 승인 2007.01.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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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두어 번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식품점을 간다
마른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물건을 고르신다

허기져 보이는 어머니의 하얀 등이 안쓰러워
들어선 국숫집

긴 국숫발만큼이나 먼 길을 달려온 어머니와
마주 앉는다

국숫발만큼 긴 것이 목숨이라며
국수그릇을 앞에 놓고 선뜻 수저를 들지 못하는 어머니

면발같이 굵어진 주름 가득한 입으로
뜨거운 국수를 드신다

맥없이 젓가락에 걸리는 국수, 한 그릇 비우기도 어려우신지
자꾸 내게 국수를 던다
자꾸 내게 당신의 몫을 건넨다

어머니의 생이 담겨 와 나의 그릇은 비워지지 않고
내 몫보다 늘어나는 국수그릇

하얀 국숫발만큼이나 긴 나의 그림자
자꾸 국수그릇에 와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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