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이구홍 신임 재외동포 이사장의 취임식이 외교센터 12층 리더스클럽에서 이광규 전 이사장, 정진철 제5차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을 비롯한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 이사장은 “43년 동안 힘든 가운데 동포 NGO단체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동포문제를 ‘가슴’으로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한결같이 ‘가슴’으로 동포재단을 이끌겠다”는 말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외교부는 머리로 접근하지만 동포재단이나 시민단체는 정으로 접근한다”며 이사장으로서 재외동포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고민해야하는 친밀감을 강조했다.
그는 또 ‘화교는 국적이 어디든 중화인민으로 인정한다’는 등소평의 말을 인용하며 ‘피로써 이어진 내 동포는 하나다’라는 그의 구호도 동포사회의 소중함을 인식시키기 위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21C 한국의 발전은 동포사회를 통해 이룩될 수밖에 없다”며 “고국이 부강해지면 동포사회의 지위는 올라가며, 동포사회의 지위가 상승되면 고국은 부강해진다”고 700만 재외동포가 우리 민족의 자산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외교부와 동포재단과의 관계에 대한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이 이사장은 “동포재단 이사장은 대통령 임명을 받은 사람이다”며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 외교부에 대한 간섭은 더 이상 없다”고 외교부와의 관계에 대해 잘라 말했다.
이는 현직 공무원이 동포 재단 이사로 파견돼 있는 등, 독립적 재단임에도 정부의 입김에 영향 받을 수 있는 동포재단과 외교부와의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이 신임 이사장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혀진다.
그는 또 “동포재단 스스로가 시녀가 되기로 자청했는지 반성해 보라”며 외교부 관행에 대한 내부적 자성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재단 임직원들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외교부나 국회를 끌어들였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내 뒤에는 700만 재외동포가 있으며 그 누구도 내게 함부로 재단 운영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 동포재단 소속 직원들에게 ‘스스로 당당한 자존심’으로 일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