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받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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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받고 싶었는데.....
  • 박채순
  • 승인 2006.11.0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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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채순 편집위원

“너무 합니다. “시집간 딸이 힘이 없다고 이렇게 홀대해도 됩니까?" “시집간 딸에게 출가외인이 오랜만에 부모를 방문하여 위로 받고 점심 한 끼 먹겠다는 소원도 못 들어 주십니까”

27-30일 사이에 서울에서 열리는 제 2차 국제결혼여성 세계대회를 맞아 한국을 찾은 외국인과 결혼하여 생활한 한인 국제결혼여성들의 하소연이다.

세계에 산재해 있는 국제결혼여성들이 세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문화 가정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혼혈인들의 차별을 불식 시키는 등 봉사하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 모인 것이다.

지난 7월부터 한국의 여성가족부와 협의 하에 날짜를 잡는 등 준비를 해오고 있었단다. 그 일정 중에는 청와대를 방문하여 영부인과 오찬을 하는 스케줄도 잡혀 있었다.

참석자들의 인적 상황을 체크하여 모든 것이 순조로운 듯하더니, 대회 시작 얼마 전에 납득할 이유 없이 오찬 약속의 취소를 통보해 왔고, 마지막 날에 여성가족부 장관이 나와 축사 한마디를 해 준단다.

지난 7월의 ‘세계한인여성대회’와 비교해서 그들에 대한 홀대에 이구동성으로 친정집의 서운함을 토로한다.물론 여성가족부의 애로와 각 관계기관과 조율하는 문제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50년 만에 조국을 찾은 그들에게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단다.

이 대회를 오랫동안 구상하여 준비해 온 한미여성총연합회(회장 실비아 패튼)는 이 단체는 ‘미국인과 결혼하여 생활하는 여성들이며, 2006년 현재 미주에 14개 지부 1000여명이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

한미국제결혼 여성들은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현지인의 차별은 물론 동포들의 현지 동포들의 냉대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녀들을 교육시켰으며, 유학생, 새로운 이민자, 불법체류자 들이 미국사회에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으나 그들에게 남은 것은 아직도 편견과 차별이란다.

그들은 이번 대회를 ‘세계 국제결혼 여성의 이상을 하나로’라는 캐치플라이즈를 갖고 국제 결혼여성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문화 가정 구성원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효과적인 민간외교활동에 기여하는 각 종 봉사활동, 혈인차별금지운동, 가정폭력 피해여성 상담소 운영, 혼혈인 시민권자동부여법안 미의회통과 캠페인 등을 전개하였거나 준비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이들의 자산 가치를 알리고, 21세기 한민족시대의 당당한 주역임을 천명할 계획이다. 15개국의 120여명의 국제결혼 한인여성들이 친정을 찾으면서 항공료와 체제비 등 경비 일체를 부담하였다. 

약 7천만 원의 예산을 가지고 이룬 대회에 외교통상부는 재외동포재단을 통하여 일부 자금을 지원한 바 있고, 리아 암스트롱 한미여성총연 자문위원의 거금 등 본인들의 십시일반으로 이러한 행사를 치루는 것이다.

누나 때문에 전 가족들이 미국에 이주하여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갖은 수고를 아끼지 않고 도와 준 누이가 국제 결혼한 여성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가족의 처사를 남몰래 한숨지어야 했다. ‘그들은 아주 자랑스러운 한국의 딸들입니다.’ 친정을 찾아준 장한 딸들에게 조용히 속삭여 본다.

아직 여러분에게는 찾아올 발달한 국가의 파란 하늘과 아름다운 자연이 있다고.. 세계에 어디에 내 놓아도 빠지지 않는 역동적인 조국이 있다고. 내년 대회에는 그대들의 피부 색깔과 얼굴이 다른 남편과 자녀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 주라고. 친정집에서도 좀 더 인간적인 냄새를 풍기면서 잘 맞아 주겠노라고 약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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