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에서 더욱 빛난 모국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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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에서 더욱 빛난 모국사랑
  • 이순숙
  • 승인 2006.09.21 17: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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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기] 제14차 세계한인상공인대회에 부쳐

▲ 제14차 세계한인상공인대회 참가자들이 개막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화라는 어휘가 우리의 일상 속에 파고든 지도 어느새 십 수 년이 된 것 같다. 세계화, 글로벌화라는 개념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취급되었다면 국가와 민족이란 개념은 서서히 그 빛을 잃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오히려 한국이란 좁은 틀에서 벗어나 세계화를 몸소 실천하는 세계 곳곳의 상공인들에게 국가와 민족은 아직도 소중한 의미로 남아있다.

‘세계 한상의 새로운 모색’이란 타이틀로,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26개국 800여명이 참석해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 자치주 연길시에서 열린 제14차 세계한인상공인대회(이사장 김덕룡 국회의원)는, 세계화와 민족애라는 두 개념이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 보여준 좋은 실례라 하겠다.

이번 한인상공인대회의 목적 중 하나는 세계한인상공인간의 유기적 교류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었다. 만약 그들이 상공인이라는 직업에 걸맞게 오직 이윤추구에만 매달린다면 한인간의 교류에 집착할 필요는 조금도 없다. 이미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자신만의 상업적 인프라를 구축한 그들에게 조국과 민족의 이름으로 스스로를 제한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 둥지를 틀었어도 단 한 번도 자신들의 뿌리를 잊은 적이 없었다. 미국, 멕시코, 독일, 일본 등 어느 곳에서 활동하던, 그들은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대한민국의 일원이란 자긍심을 잃지 않았다.

이번 대회가 연길에서 열린 가장 큰 이유는 민족자치비율이 현재 33%로 전락되면서 위축된 연길시의 경제 활성화를 목적에 두고 있으며, 또 다른 이유는 연길시에 세계한인상공인들의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대회 중에 열린 연길국제투자무역상담회의는 각 방면의 열정적인 지지하에 원만하게 결속되었다.
이번 상담회의에는 국외20여개 국가의 실력 있는 기업인 400여명, 중국기업인 400여명, 길림성 상무청, 연변주정부, 그리고 하얼빈시, 흑룡강성 상주시, 산동성 청도시, 연변 기타 현시의 책임자들이 참석하였다.

또 이번 상담회의에 미국, 일본,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독일 등 세계각지와 국내의 북경, 청도, 하얼빈, 심양, 심수, 운남 등지의 120여개의 기업이 상품전시에 참가하였는데 주요 전시 상품으로는 식품, 건자재 , 전자상품 등 이었다.

무역상담회에서의 계약 성사액은 53억 달러에 달했으며, 연변룡산지역 조선족 민속문화촌 개발계획 등 9개의 투자합작대상에 투자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총투자액은 661억 달러에 달하였다. 이번 무역상담회를 통해 연길시무역활성화를 도모하게 되었다.

연길에서 개최한 또 다른 목적은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참배와 독립운동의 근거지인 용정, 혜란강 견학을 위해서였다. 특히 몇 년을 방문해도 온전한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천지를 맑은 햇살 아래 볼 수 있던 것은 이번 참배에 대한 하늘의 배려라고 생각되었다. 너도나도 세계화를 외치지만 실제로 그들처럼 멀고 먼 타국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고, 세계시장을 개척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그들에게서 우린 오직 세계화의 단면만 찾으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보인 활동의 원동력은 조국에 대한 깊은 애국심에 있다고 하겠다.

한편 조선족자치주 연길에서 접한 조선족의 문화는 현재 한국보다 오히려 더 전통이 살아있어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소박하게 개량 한복을 차려입은 관계자들과 연변대학교 학생들이 축하행사에서 부르던 전통민요, 그리고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씨까지, 그들의 모습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대회에 참가한 미국 동포들은 조선족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비슷한 이민년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민족의 문화를 많이 퇴색해버린 자신들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의 총대회장을 맡았던 일본 (주)마루한의 한창우 회장 역시 조선족의 문화를 보고 ‘마치 마음의 고향에 온 것 같다’라고 까지 밝혔다. 특히 한창우 회장은 여러 장애를 딛고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경영인으로 우뚝 선 것을 인정받아, 연변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연변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특강을 실시하였는데 한창우 회장은 “나의 경영관리 철학”이라는 제목으로 이정일 국회의원은 “동북아경제의 현황과 미래”라는 제목으로 임계순 미주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재미 한국인의 작용”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의 송재국 중국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시대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특강을 가졌다. 이번특강에는 방학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연변대학교 학생 3천여명이 참가해서 열기를 띄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지만 같은 한민족이라는 것만으로 기꺼이 뭉쳐 세계한인상공인대회를 연지도 어느새 14년째다. 정부의 지원 속에 우리나라의 기업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조국의 어떠한 도움도 없이 현재의 위치에 올라 다시금 조국에 자신들의 힘을 보태려 하는 그들, 세계한인상공인들에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응원의 말 한마디를 보태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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