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관 건립기금 사용처 도마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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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관 건립기금 사용처 도마 위에
  • 시드니=임경민기자
  • 승인 2006.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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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한인회 정기총회서 ‘진상규명특별위원회’ 구성

   
▲ 시드니 크로이던 팍에 위치한 한인회관에서
시드니 한인회관 건립을 위해 모금한 70여만 달러(1999년 11월 당시)의 기금 사용처에 대한 규명작업이 7년만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 한인회(회장 백낙윤)는 지난 7월29일 크로이던 팍의 한인회관에서 한인회관 건립 기금 사용에 대한 ‘진상규명특별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

한인회관 건립 기금은 시드니 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하고 당시 이재경 한인회장(22대, 23대 99년7월~2003년 7월)이 30여만달러를 쾌척해 99년말 70여만달러에 달했다. 당시 한인회 집행부는 이 기금을 새로운 회관을 건립하는 대신, 현 한인회관의 건물과 땅을 임대해 이를 개-보축하는데 사용했다.

당시 한인회 집행부는 ‘신규 회관 건립’에서 ‘기존 회관 임대-보수’로 계획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운영위원회, 이사회, 공청회 등 공식적인 절차를 거쳤으나 이후 한인회 안팎에서는 계획 변경과 기금 사용의 투명성 등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논란이 있어 왔다.

그러나 당시 기금 사용 내용에 대한 진상 규명이 공식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당시 집행부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한인회관 임대 계획을 결정했고, 기금 사용내역도 감사를 받아 정기총회에 보고까지 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자칫 이번 사안이 한인회 내부 분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의 진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는 이배근 전 한인회장이 ‘한인회관 건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면서 나오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낙윤 회장이 회원들의 동의를 구해 한인회관 건립을 백년대계의 과업으로 지속 추진키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후 젊은 한인회원들이 현재 추진중인 이민사에는 과거 역사가 진실되게 반영돼야 한다면서 99년의 한인회관 건립기금의 사용처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젊은 사람들의 한인회 동참이 어려우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현 수중협회 회장은 “70만여 달러가 7만여 달러로 될때까지 언제 누가 어떻게 어느 곳에 어떤 절차를 거쳐 집행했는지 모두 밝혀야 한다”면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후 모든 진상을 명확히 밝혀 교민들이 투명성과 공정성에 신뢰를 보내도록 긴급안건으로 상정해 줄 것”을 발의했다.

강대원 재호 대한체육회장도 “이민사에 기록될 내용은 진실되어야 한다”며 진상규명특별위원회 구성 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백 회장은 회원들의 동의를 묻고 거수로 확인한 후 참석자의 대다수가 찬성하는 가운데 박수로 통과됐다.

이와 관련, 강 회장은 3일 “그간 한인회의 일에 의혹이 있는데에도 그냥 이민사를 편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의혹이 있어도 뒤에서만 이야기하고 그냥 넘어가는 게 한인들 스타일이지만, 이민사를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선 의혹이 있는 한인회관 건립 기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상규명특별위원회는 백낙윤 회장에 의해 선임된 위원장이 위원들을 구성하면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강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백낙윤 회장이 빠른 시일내 위원장을 선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22대 한인회에서 운영위원을 지내고 23대 한인회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기선 씨는 한인 언론사에 보내온 자료에서 “당시 캔터베리카운슬의 협조로 현 한인회관 건물 및 부지를 임대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아 운영위와 이사회에서 적극 검토한 후 99년 스트라스필드카운슬 대강당에서 임시 총회를 열어 공청회를 통한 찬, 반 토론을 통해 투표로 최종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모든 공사는 최소 3개 업체의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했으며 재무담당 위원의 투명한 재무보고를 수시로 운영위와 이사회에 보고했고, 2000년 7월 총회시 재무 및 행정보고를 통해 교민들에게 내역을 상세히 보고했다”고 했다. 이 씨는 “당시 모든 일들은 한인회 정관에 의한 합법적 절차를 거쳤다”면서 “2000년 2001년 총회 감사보고와 행정 및 재무 감사보고서를 보면 모든 사항이 명백해지는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데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대원 회장은 “당시 이사회는 자기들끼리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사용 내역도 구체적이지 않고 개략적으로 만 돼 있어 의혹이 일었던 것”이라면서 “누구의 잘잘못을 탓하자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밝혀 과거의 잘못을 짚고 넘어가자는 차원에서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양훈 현 사무총장은 이번 사안이 자칫 한인회 내부의 분란으로 한인들에게 비쳐지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세부 내역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특위 관계자들과 당시 집행부간에 마찰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세부 내역이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을 경우 의혹이 해소되기 보다, 양측간에 감정 대립만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한인 이민사 편찬을 본격화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6개월 동안 벌여 나가기로 결의했다. 백낙윤 회장은 “동포사회가 한인회에 보내 준 관심과 애정에 감사한다”며 “비록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지만 한인 이민사 편찬위원회가 본 궤도에 오르는 등 보람 있는 사업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2005-06 회계연도의 결산 보고가 끝난 뒤에 발표된 2006-07년의 예산안은 28만6천717달러66센트였다.

이날 총회에서는 스트라스필드에서 일어난 아이작 차 폭행사건의 범인인 손경근씨를 체포하는 데에 큰 역할은 한 버우드 경찰서 관계자와 모범 한인들이 한인회장으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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