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총리 5선 도전… 코스텔로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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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총리 5선 도전… 코스텔로 백기
  • 호주한국신문
  • 승인 2006.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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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하워드와 비밀계약 안 맺겠다”

결국 승자는 존 하워드 총리였다.

지난 몇 달간 정치권에서 뿐만이 아니라 일반 호주 시민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연방 자유당의 당권과 차기 총리 출마 자격을 놓고 존 하워드 총리와 피터 코스텔로 재무부 장관 사이의 파워게임이 종료됐다.

31일 하워드 총리가 내년에 있을 차기 총선에서 다시 한번 총리 자리에 도전할 뜻을 명확히 한 것.

호주언론은 하워드 총리가 퀸즐랜드 사이클론 현장을 뒤늦게 방문한 자리에서 “당원들이 나를 원하는 한 나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차기 총선 참여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하워드 총리는 총선에서 승리했을 경우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이로써 12년 전 권력이양 약속 파동으로 표면으로 떠 오른 두 사람 사이의 권력 승계 문제가 일단락됐다.

올해 49세인 코스텔로 장관은 하워드 총리에게 올해가 끝나기 전에 총리직과 당권을 자신에게 넘기라고 계속 압박해 왔었다.

지난 달 초에는 코스텔로 장관을 지지하는 이안 맥라클란 전 국방부 장관이 여론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12년 전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대화내용을 기록한 문서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코스텔로 장관은 “94년 하워드 총리가 내가 연방 자유당의 당권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총리 당선 후 1과 1/2의 임기가 끝난 후 나에게 대권을 넘기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워드 총리가 자유당 내부에서 뿐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사실상 공세를 중단했었다. 지난 달 17일 시드니모닝헤럴드와 AC닐슨의 공동여론조사에서도 ‘둘 중의 누가 총리가 됐으면 좋겠는갗라는 질문에 대해서 응답자의 63%가 하워드 현 총리를 꼽았다. 코스텔로 장관을 선택한 사람은 전체의 25%에 그쳤다.

이날 다소 풀이 죽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응한 코스텔로 장관은 “내 심정이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It doesn’t matter what I feel)”며 “나에게 주어진 이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공세를 피해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가던 코스텔로 장관은 마지막으로 “내가 지금 분명히 밝힐 수 있는 것은 다시는 하워드 총리와 비밀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결심 뿐”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총리의 내년 총선 출마가 확정되자 대다수 자유당 의원들은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하워드 총리가 총선을 지휘하면 자유당이 승리할 확률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말콤 턴벌 의원은 “하워드 총리가 코스텔로 재무부 장관과 함께 나란히 내년 총선에 나서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두 사람이 지난 10년 동안 호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것에 대해 유권자들이 다시 한 번 높게 평가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10년째를 맞고 있는 하워드 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5번째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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