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만 있고 교육은 없다<러시아 모스크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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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만 있고 교육은 없다<러시아 모스크바편>
  • 신성준 재외기자
  • 승인 2006.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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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한글교육 실태
▲ 모스크바 한국학교
대부분 고려인 교사 ... 반쪽 표준어 교육
초.중.등과정 체계화 안돼 동포2세 기피

본지는 각 국의 동포사회 교육 현장을 찾아서 한글교육의 실태와 과제를 집중 조명해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한국학교 및 한글학교의 우리말교육 실태를 취재 게재한다.

러시아 동포2세들은 모국어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장래를 위해 낫다는 인식들을 갖고 있으며, 오히려 재외국인 자녀들의 한글 수준이 매우 높은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에는 1086한민족학교, 한국학교, 원광한국학교, 토요한국학교가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으나 교육 프로그램이 각각 다르다.

동포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2개 학교 가운데 1086한민족학교와 원광한국학교는 교재와 컴퓨터 시설을 갖추고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교생 700명 중 약400명(재외국민자녀 70명 포함)의 동포자녀들은 예전 보다 언어와 쓰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자신의 이름 석자 쓰기는 하나 존칭 사용조차 모르는 수준이다.

특히 한국인 교사가 없고, 고려인 한글교사가 고려말과 혼합된 언어로 지도하고 있어 우리의 표준어를 올바르게 교육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민족학교는 1992년 러시아 연방법에 의해 설립된 공립학교다. 러시아 소수민족 가운데 비교적 큰 규모로 러시아내 민족교육 열의가 가장 높고 교사는 총 56명이다.

원광한국학교는 재러동포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93년부터 한글 보급을 14년 째 진행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초,중,고급 교과서가 한글과 러시아어로 만들어져 외국인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잘 만들어져 있다.

한글교육은 주당 1회(일요일) 주말에 우리의 문화와 함께 교육시키고 있어 반응이 좋은 편이다. 교사는 한국 유학생들로 구성돼 자원봉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학교의 고은경교장은 “한글교재와 테입을 자체 개발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지만 교육기자재가 턱 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재외국민자녀들을 교육하는 한국학교와 토요한국학교의 경우, 한국어 수준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이들 자녀들은 국내 귀국 시에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 토요한국학교는 대사관 지상사 자녀들로 약 70%가 정부나 본사에서 교육비 혜택을 지원받아 아메리칸스쿨과 브리티시스쿨에서 수업을 받은 후 매주 1회 토요한국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토요한국학교 황인방(63) 교장은 “재외동포를 위한 하나로 만든 공간에서 한글학교가 이루어져야 하며, 고려인 교육자들은 모국어교육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국인이 직접 지도해야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어, 한문, 수학, 사회과목을 교육하고 있으며, 초등반(88명), 중등반(26명) 등 총106명에 교사가 12명이다.

한국학교는 우리의 언어와 네트워크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학교 박태섭 교장은 “학부모들이 외국어에 대한 열기가 안 밖이나 같기 때문에 외국어 교육을 늘리다 보니 국어교육은 소홀해 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때문에 고학년의 경우, 국어 교육이 적어 독서로 보강하고 있으며, 6000권의 독서를 전산 관리하면서 아이들이 사이버 도서실을 통해 활용하는 방법을 갖추고 있다.본교 학생들은 일반교민 자녀들로 약 99% 가 교육비 혜택을 지원 받지 않은 학생들이며 졸업후 현지 중 고 과정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박 교장은 동포들의 생활환경이 학교주변이다 보니 이동이 쉽지 않은 점이 있지만, 한인회가 주축 돼 교육공간 마련을 위한 기금이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희망했다.

실제로 모스크바한인회에서는 올해 교민을 상대로 한인회 독립건물 마련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85%가 문화공간 마련에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한인학교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모스크바=신성준기자
dongponews@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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