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재불한인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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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재불한인축제
  • 한위클리
  • 승인 2006.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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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파리화랑축구대회가 5월8일 choisy le roi의 Parc Interdepartemental des sports에서 열렸다. 16개팀이 참가한 이날 대회의 우승은 파리천주교회가 차지했다, (2위 아시아 스포츠연합,  3위 파리 장로교회, 4위 퐁뇌프 장로교회)

행사 전날부터 당일 오전까지 비가 내려 행사진행에 차질이 우려됐으나 오전9시부터 날씨가 화창하게 개면서 재불 한인들의 축제를 축하했다.

하지만 이날 대회는 재불한인 모두의 축제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남는 행사였다. 날씨 탓도 있었지만 400여명 정도가 참석, 지난대회보다 참석인원도 적었고 한인회장, 주재상사, 각기관 단체장 등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도 상당수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재불한인체육대회’는 수 십 년전부터 이어져 온 한인사회 최대의 축제였다.
이날만큼은 교민 유학생 주재원 상사원 등 한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구 배구 족구 줄다리기를 비롯한 야유회를 통해 단체, 가족 또는 친구들끼리 푸른 잔디 위에서 바베큐를 구우며 하루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

재불한인회의 입지가 추락하면서 2001년부터 이 행사는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가 '파리화랑 교민 축구대회'라는 이름으로 극적으로 부활했다. 하지만 주최측이 재불한인회에서 파리화랑으로 넘어감에 따라 ‘재불한인사회의 축제’라는 의미보다는 ‘참가단체들만의 축제’로 다소 입지가 약화된 게 사실이다.

‘재불한인체육대회’는 소속단체 없이도 나들이 삼아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함께 나와 즐기는 행사였지만‘파리화랑축구대회’는 자신이 소속된 단체의 팀이 참가해야만 행사장에 나오게 되고 아무 연고가 없는 개인이 참여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것을 대회가 거듭되면서 느끼게 된다. 출전선수 외에는 함께 뛸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파리화랑축구대회’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파리화랑은 ‘재불한인체육대회’가 무산됨으로써 교민들이 실망하게 되자, 어떠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체육활동을 통한 친목도모의 명맥과 전통은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축구대회를 주최해 지금껏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었다.


명실상부한 ‘재불한인 축제’로 발전시켜야


파리화랑이 대회를 주최하면서 장소는 파리인근의 말매종이나 슈와지 루와 시립 경기장으로 바뀌었다. 뱅센느의 먼지 자욱한 구장을 뛰며 부상이 속출했던 것과는 달리 푸른 잔디에서 선수들이 모처럼 마음껏 뛸 수 있는, 제대로 된 체육행사로 변모시켰다.

특히 어떤 후원이나 협찬 없이 참가비만으로 깔끔하면서도 투명하게 치룸으로서. 대회가 끝나는 순간까지 ‘파리화랑’다운 순수한 열정을 발휘해 교민사회에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파리화랑이 없었다면 재불교민체육대회의 역사를 이어오지 못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파리화랑측은 재불 한인회가 안정을 이루면 언제든지 한인회 주최의 ‘재불한인체육대회’로 복귀시킨다는 입장이다. 물론 행사장 섭외나 대진표 추첨, 심판진구성 등 대회운영에 필요한 자원은 한인회 측의 요청이 있다면 언제라도 협조한다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당초 올해부터 재불한인회측에 넘겨주고 ‘파리화랑축구대회’는 가을 쯤 초청행사로 치룰 예정이었지만 재불한인회의 여건이 아직은 미흡해 유보했다.

재불 한인회가 28대 김성문 회장 취임이후로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루고 있다. 적어도 차기 한인회는 1년에 한번 있는 한인사회 최대의 축제인 체육대회를 이제는 재불한인회 차원에서 주관하고 프랑스 전역에서 참가하는 범교민적인 축제로 발전시켜야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기업체들의 후원을 받아 차량편을 제공해 지방 한인회에서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재불한인들을 결속시키고 한인회의 위상을 세우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한가위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여력정도만 있다면 여러 단체들을 결집해 ‘재불한인체육대회’를 한인사회 최대의 축제로 치루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1년에 한번 만이라도 프랑스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이 함께 모여 얼굴을 맞대고 함께 호흡하며 한국인들의 뜨거운 정을 나눌 수 있다면, 힘든 타지 생활에서 활력을 주고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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