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캐네디언 게토(Korean-Canadian Gh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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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캐네디언 게토(Korean-Canadian Ghetto)
  • 임윤식 (캐나다 거주)
  • 승인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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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나는 토론토 한인동포사회의 울타리 내에서만 살았던가?>
30년 동안 영어를 쓰는 사회에서 살았다는 토니인데도 영어편지 한 장 제대로 쓸
줄 모른다. 또한 백인 친구도 없다. 백인들의 가정집에 초대받아 그들 집안에
들어 가 본 적도 별로 없다. 이러고도 캐네디언-시티즌(Canadian Citizen)이라
자처하는가?
1974년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 온 토니는 만 25년간을 토론토의 <코리언-캐네디언
게토(Korean-Canadian Ghetto)>에서 살아왔답니다.
그게 지금 와서는 후회가 됩니다.
누구든 자기가 살아 온 삶을 뒤늦게야 후회한다는 것은 버스 지나간 다음 손 번쩍
드는 격이겠지요.
"잇스-노-유스-크라잉-오버-스필트-밀크!(It's no use crying over spilt milk)"
인 게야! 라고 가르쳐주신 서양의 현인입니다.
그러나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이젠 늦었다!' 여겨질 때가 바로 제일
빠른 기회이지 않겠어요?
그래서 토니는 백인동네로 살러 와서는 조금 달라졌답니다.
커다란 기름탱크에 스며든 한 방울 물방울 신세인 줄 잘 알면서도 그
소사이어티(Society)에 파고 드려 합니다. 2개의 서비스 클럽에 겁도 없이
가입했지요. 아니, 그게 아니고 바짝 쫄아 두근거리며 없는 용기 냈겠지요.
몸은 30년 가까이 캐네디언/캐나다 시민으로서 살았으면서도 마음과 생각은
언제나 동포사회 및 떠나 버리고 와 버린 조국, 대한민국에 가 있었습니다.
이는 비단 토니에게만 국한된 게 아닐까 합니다.
너무도 많은 코리언-캐네디언들이 언제까지나 그저 <서울사람, 한국인,
코리언>으로 머물고 있지 않겠습니까? 몸은 캐나다에 와 있는데도, 마음은 저
태평양 건너에 묻어 놓고 온 꿀단지에 가 있습니다. 입으로는 '그 아수라장 참 잘
떠나왔다!' 하면서도 밤만 되면 그 놈의 TV연속극 녹화판을 눈이 벌개 질 때까지
들여다 봅니다. 눈물 찔금 찔금 흘리며 스트레스 풉니다.
우리 모두는 한 마리의 처량한 박쥐(Sad & Poor Bat) 일 뿐입니다. 서울 가면
<캐나다 촌놈!> 이란 소리 귀 따갑게 듣습니다. 이 쪽에선 죽는 그 날까지 영원한
이방인(Foreigner/Stranger) 신세 못 면합니다.
그래도 어떡합니까? 그 코리언-게토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쳐 보시자구요!
2003. 5. 23.
임윤식 E-mail: tonyyl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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