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유월절-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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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유월절-이스라엘
  • 서병길
  • 승인 2006.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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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고,지지고,씻고,버리는 계절
태우고, 씻고, 지지고, 버리는 계절- 이스라엘의 유월절 2006

오늘 아침에 정통파 유대인들이 밀집되어 살고있는 예루살렘의 “메아 쉬아림” 거리에
나갔다. 거리에 도착하자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쓰레기장 옆에서 열심히 빵을 태우는 부자의 모습이다. 사진을 찍으려 하니 이방인인 내게 금방 관심을 가지고 유대인들이 말을 걸어왔다.

내 집에 있는 빵을 다 사시겠소? 중년의 남성이 은근히 자기 집의 빵을 나에게 팔려고 한다. 얼마인데요? 1세겔( 250원정도)입니다. 사지요 나는 이 남자의 집에 있는 모든 빵을 1세겔에 샀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시 되팔았다.
그러자 다비드 코헨 이라는 사람이 역시 자기도 팔기를 원했다. 이 사람과는 20세겔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역시 나는 돈 한푼 받지 못했다. 말과 돈이 오고 갔지만 나에게는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다시 길을 걸어가다 보니 많은 정통파 유대인들이 무언가를 들고 모여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그 가운데 정통 유대인이 그릇들을 뜨거운 물통에서 끄집어내고 있다. 그 옆에는 젊은이가 산소 용접기로 두꺼운 그릇들을 소독하고 있었다.
소독을 통하여 “하메쯔“ 라는 누룩을 제거하고 집안에 있는 식기들을 뜨거운 물에 소독함으로써 음식물 찌꺼기에 묻어있을 부정한 것들을 없앤다.

거리에서는 또 다른 모습이 발견되는데 쓰레기장을 가득 채운 옷가지들이다.
유월절은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절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때에 아직 쓸만하지만 버려야될 것을 정하여 미련 없이 버리고 새로운 옷을 사기도 한다.

3,500년 전 이집트에서 출애굽 할 때 시작되었다는 이 절기는 아직도 유대인들 가운데 지켜지고 있다. 금년은 4월 12일 밤부터 유월절이 시작되어 19일 밤에 마쳐진다.
이 기간동안 유대인들은 누룩이 들어있는 음식이 사고 파는 것이 금지된다. 슈퍼에서 일체의 누룩이 들어있는 빵이나 비스켓을 볼 수 없다. 하얀 천으로 다 감싸 놓았기 때문이다.

대신 이 기간동안에는 “마짜“ 라는 하는 누룩이 들어있지 않은 빵 (비스켓 같은 모양)을 먹어야 된다. 유대인들이 사는 지역에서는 이 기간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할 수 없다.
유월절이라는 절기를 통하여 과거를 기억하며 미래 꿈을 꾸는 유대인들은 지금도 거리마다 빵을 태우는 연기를 가득 피어 올리고 있고 집집마다 대청소가 이루어지고 있다.
행여 라도 누룩 찌꺼기가 집안에서 다 사라지도록 물로 청소를 하고 있다.

2006.4.12 오후 2시 이스라엘 예루살렘 서 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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