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일보 DB작업 김상헌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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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일보 DB작업 김상헌박사
  • 김제완
  • 승인 200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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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처럼 구전으로만 들려올 뿐 찾아서 읽었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신문이 있다. 현재 고려일보로 이름이 바뀐 '레닌기치'이다. '기치'는 요즘은 잘 쓰여지지 않는 말로 깃발이란 뜻을 가진 한자어이다. 카자흐스탄에서 발행되는 고려일보는 올해로 창간 80년을 맞아 이달말 성대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때를 맞춰 80년치 신문을 그대로 보여주는 CD를 제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부터 데이터베이스 작업중인 김상헌박사(전산학 35)가 그이다.

김박사가 준비한 고려일보 신문 파일은 인터넷을 통해서 곧 공개된다. 인터넷 사이트 구축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사무간사 김제완)와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조대기)는 최근 '재외동포신문 인터넷 구축 사업'을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그 첫 번째로 고려일보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기로 했다. 한달여동안의 준비를 거쳐 8월초에 오픈 할 예정이다.

=고려일보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하게 된 동기는.
작년 8월 3주간의 예정으로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 갔다. 정통부에서 파견한 해외인터넷 봉사단 대원 4명중 한명으로. 이때 카자흐스탄대학 한국학과장 김게르만 교수와 함께 고려일보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서고에 들어가보니 60년이 넘은 신문들이 쌓여있었는데 바래고 낡아서 만지면 부스러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김교수와 함께 자료보존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영인본이 이미 발행됐다는 말이 있던데?
그동안 발행된 영인본은 북한과 일본에서 펴냈다. 23년부터 37년까지의 발행된 선봉은 95년 영인본으로 제작되어 일본의 북한계 고려서점에서 판매됐었다. 61년부터 81년까지의 신문축쇄판은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일본인들이 모스크바구국립문서보관소에 있는 레닌기치를 찾아내 96년 영인본을 펴냈다.  

=우리 정부는 무얼 하고 있었나?
작년에 한국에 돌아와서 관련 정부기관들에 이 문제를 알렸다. 10월초에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연락이 왔다. 비용을 부담할 테니까 복사해서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형 평판 스캐너를 2만 달러에 구입해서 알마티의 고려일보사 편집국에 들여다 놓았다. 그뒤 고려일보사에 보관된 54년부터 2002년까지의 신문 5만5천쪽을 스캔해서 그림 파일로 만들어냈다. 신문기사 제목 목록작업을 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총 103장의 시디로 만들어졌다.

=고려일보에 없는 53년 이전의 신문은?
38년부터 53년까지의 신문은 카자흐스탄 국가기록보관소에서 찾아냈다. 이 기간의 신문도 파일로 만들어져서 며칠전에 서울에 도착했다. 7월중순이면 시디에 담겨질 것이다.  

=앞으로 이 시디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6월말에 있는 고려일보 80주년 행사 전에 마치려고 계획했으나 부득이 7월 중순에 마무리될 것같다. 영인본 제작은 예산 문제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작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CD로 만들어 판매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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