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오월민중제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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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오월민중제 성명서
  • 한민족유럽연대
  • 승인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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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오월민중제 성명서


한반도의 민주화를 위해 광주의 민중들이 피와 목숨을 바친 지 어언 23년, 우린
또다시 이 자리에 모여 그날의 피맺힌 함성들을 마주했다. 망월동에서 그리고
이름 모를 곳에서 우릴 지켜보고 계실 그 영령들을 생각하면, 그분들이 꿈꾸었던
민주주의와 해방의 세상을 아직도 이루지 못한 우리는 부끄러움을 피할 수 없다.


그날의 죽음과 외침이 있은 지 23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5월 그 학살의
배후도 밝혀내고 있지 못하다. 껍데기 뿐인 우리들의 양심은 이미 죽은 지
오래다. 죽은 자는 있지만 죽인 자는 없는 이 모순 덩어리 역사 앞에 우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금의 세계는 광주학살의 원흉의 하나인 미국에 의해 끌려 다니고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무참하게 학살한 대가로 이룬 정복자들의 나라, 미국은 이
시간에도 전세계를 유린하고, 힘 없는 나라들의 주권를 비웃으며, 민중들의
목숨을 담보로 그들의 천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적 야심을 드러내놓고 있다.

광주에서도 보았듯이 미국은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그들의 침략적 야욕을
어김없이 드러내었다. 첨단의 무기들로 힘없는 목숨을 사냥하는 그들의 야만을
우리는 지켜보아야 했다. 이젠 더 이상 반전 평화만을 이야기할 순 없다.

현재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는 것이 과연 누구인가? 제네바 합의를 실행하지
않고 이북의 경제봉쇄를 통하여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미국은 오히려 그 책임을
이북에 전가하고 있고, 이남의 위정자들은 여전히 그들의 한미동맹이라는 낡은
끈을 붙잡고 민족 앞에 드리운 전쟁 위협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다.

94년 미국은 이북에 대한 오만한 공격계획을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우린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었음을 통탄히 여긴다. 만약 한반도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침략적
도발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한반도 내에서 전면전이 시작된다면
우리는 그 침략전쟁의 책임을 미국에 묻고, 대 미국 선전포고를 할 것이다. 더
이상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미국 제국주의의 희생양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는
끝까지 그들과 맞서 싸울 것이다.

더 이상 미국를 향해 민주를 이야기하고 평화를 말하고 우리의 자주를 인정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가 부서진다고 한들, 우리가 사라진다고 한들,
제 2의 한국전쟁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내의
긴장을 부추기는 그 어떠한 집단이나 국가에 대해 단호하게 경고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민주, 인권을 이야기 하려거든 미국이여! 너희들의 과거를 먼저
세계 역사 앞에 반성하라. 그리고 대량살상무기를 말하려거든 그것을 전세계에
심어 놓은 너희들이 먼저 거두어 들여라. 너희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한반도에서 도발행위를 일으킨다면 오월민중제의 이름으로 너희들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끝으로, 우리의 결의에 한반도내외의 양심세력과 민주단체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2003년 5월 25일 빌레펠트 오월민중제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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