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제화 시대 나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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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제화 시대 나라의 힘
  • 실비아 패튼
  • 승인 2006.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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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비아 패튼

한미여성회 회장
작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1회 국제결혼여성세계대회에서 영국 폴 달튼 사건(한국인 아내 토막살해)의 인종차별적인 재판 소식을접하고 미국으로 돌아와서 한미여성총연은 서명운동을 시작하였읍니다. 처음으로 세계국제결혼여성들이 연대한 서명 운동이었습니다.

호주 독일 영국 일본캐나다 그 외에도 행사에 참여한 국제결혼여성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서명운동을 하고 영국대사관에 각자 전달하였습니다. 갖가지 사유로 인한 서명운동은 세계 어디서나 있습니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지만, 이번처럼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때도 있습니다. 인종차별판결인 영국의 폴 달튼 사건은 항소심에서도 처음과 같은 5년형이 확정되었습니다.

영국의 사법제도는 1심 재판에서 90%가 종결이 된다 합니다.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항소심에서도 마찬가지란 말을 들었습니다. 얼마전 길가다 망치로 맞아 피를 흘리고 몇바늘을 꿰메었음에도 증거 불충분으로 가해자가 풀려났습니다. 자국민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곳이 영국입니다.

영국 언론에서도 부당하다고 생각하여 그곳의 한인들에게 언제 촛불시위 하느냐며 물어왔다고 합니다. 재영한인회장은 “우리들이 서명운동마저 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조롱 했을까요?…앞으로 얼마나 더 철저하게 무시를 당하게 될까요?…힘없는 나라 소수민족의 비애, 이것이 우리동포들의 현주소 입니다.”라고 했습니다. 또 강력한 힘으로 여론을 이끌어 낼수있는 오프라 윈프리 토크쇼를 생각하고 연락을 해보라고 제게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서명운동을 하며 느낀 건 큰 교회에서는 회의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힘든 곳도 있었지만, 작은 교회에선 주보에다 광고를 내고 예배 뒤에 나가면서 서명을 해달라고 하여 전교인이 참여한 곳도 있었습니다. 한국식당에 가서도 서명지를 돌리면서 너무 자주 부탁해서 미안하다고 하면 이런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지 하면서 의로운 일에 항상 애써주는데 고맙다고들 하십니다.

이번에 영국사건도 미 전지역에서 관심있는 많은 분들이 서명에 동참하여 기간이 짧았지만 3021명의 서명을 받아 주미영국대사관 데이빗 메닝 대사에게 전달했습니다. 한미여성총연의 서한을 접한 영국 대사는 총연에 보낸 답장에서 보여주듯 겉으론 친절과 우호로 형식적인 반응들은 서명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일들 중의 하나입니다.

1년정도만 있으면 폴 달튼은 석방된다고 합니다. 어린딸을 위하여 아빠가 있어야하겠지만, 엄마를 때려서 죽게한 현장에 있었던 딸이 아빠와 어떻게 살아갈지 아이를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가정폭력으로 인하여 피해를 보는 한인들도 미국에서는 자주 있습니다. 얼마전 고교생이 의붓아버지에 의해 살해된 사건도 가정폭력으로 인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런 유사한일들이 가끔 이곳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영국의 사건역시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건이라 우리는 새삼 예방과 교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더 느끼게 합니다.

한미여성회 총연합회 워싱턴지부(한미여성재단)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여성상담소와 쉼터 ‘희망의 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핫라인을 이용해 많은 한인여성들이 도움을 신청합니다.
가끔은 저에게 직접 전화도 옵니다. 그들의 사연을 들으며 나는 가슴에 무언가 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같이 울고, 마음아파 합니다. 변호사와 정부기관에 연결해주며 그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수 있게 희망을 불어넣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사건에서 보듯 우리는 힘을 길러야합니다. 아직 우리는 국제화시대에 같이 더불어 사는 한국인이기보다는 강한나라에 밀리는 작은 나라의 약자로만 보여지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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