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교민신문끼리 또 이전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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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교민신문끼리 또 이전투구
  • 홍제표
  • 승인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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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동포사회에서 유력지로 꼽히는 두 신문이 어찌 보면 사소한 문제로 날카로운 신경전에 돌입했다. 뉴욕한국일보와 뉴욕중앙일보가 서로의 기사를 비난하고 나선 것. 두 신문은 예전에도 동포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때문에 교민들은 이번에도 또 한번 묵은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며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는 눈치다. 문제는 분쟁의 최초 원인 제공자는 뒤로 빠진채 교민사회만 엉뚱한 피해를 입고있다는 사실이다.
발단은 지난달 26일 중국계 일간지인 뉴욕 '명보'가 '한인 노인이 뉴욕의 플러싱 병원에서 사스(SARS)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하면서부터. 뉴욕한국일보는 곧바로 '병원 및 보건당국이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며 명보에 대한 반박기사를 게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번에는 현지언론인 '뉴스데이'가 개입했다. 뉴스데이 6월5일자는 "한국과 중국계 일부 신문이 사스 관련 보도를 계속하고 있어 화교경제가 위축되고 아시아인들에 대한 편견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중국계 커뮤니티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까지는 한·중국계 언론간의 기사 다툼을 현지언론이 중계방송하는 듯한 양상이었다.
문제가 더욱 확대된 것은 이틀후 또다른 한국계 언론이 가세하면서부터다. 뉴욕중앙일보는 6월7일자 신문에 뉴스데이 기사를 인용보도하면서 한·중 두 언론의 보도태도를 '선정적'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여기에 먼저 발끈한 것은 뉴욕중앙일보와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던 뉴욕한국일보였다. 이 신문은 9일자 지면을 통해 '뉴욕중앙일보의 신뢰도?'란 제목으로 반격했다.
뉴욕한국일보는 기사에서 "명보의 기사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하지 않으면 한인사회가 엄청난 피해를 입을 상황이었다"며 "뉴욕중앙일보는 '헛소문 기사'를 일체 다루지 않았거나 혹은 못했으면서, 오히려 한국일보가 헛소문을 부추긴 것으로 묘사했다"고 맹비난했다. 뉴욕한국일보는 나아가 뉴욕중앙일보의 보도를 허위 기사 파문에 휩싸인 뉴욕타임스와도 비교해가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결국 한·중국계 언론간 시작된 기사논쟁이 미국 현지 언론에 의해 확대재생산된 뒤 동포언론끼리의 이전투구로 비화된 것이다. 누가 옳은지에 대한 판단은 현명한 독자들의 몫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한인사회가 엉뚱한 피해를 당하고있다는 점이다. 홍제표 기자(5.8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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