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포로 거주 50주년 초청 만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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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포로 거주 50주년 초청 만찬 열려
  • 한인하나로
  • 승인 2006.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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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욱 총영사
▲ 축하케잌을 자르고 있는 문명철목사(오른쪽 끝) 그 동안 우리들에게는 ‘공산당’ 혹은 ‘빨갱이’ 이라는 표현으로 더 익숙해져 있는 반공포로들을 이제서야 조국 분단이 낳은 희생자들이라는 재 조명이 되고 있는 이때 브라질 거주 50주년을 맞아 이들을 초청, 위로하는 행사가 열려 화제다. 재 브라질 한인회(고문위원장:고광순)와 남미 평통협의회(회장:주성호)에서 주최하고 주 상파울로 총영사관(총영사:권영욱)이 후원한 ‘브라질 거주 50주년 반공포로 초청 만찬’을 상파울로 봉헤찌로에 위치한 프린스 타워 호텔 2층 나래홀에서 반공포로자 및 가족들 등 약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만찬회에는 권영욱 총영사를 비롯, 고광순 한인회 고문위원장, 이병학 노인회장, 주성호 남미 평통협의회장, 박태순 한인회 대변인, 권명호 한인회 간사 등이 참석 해 위로, 격려하였고 주장호(어머니 합창단 단장)씨 와 김자영씨가 ‘고향의 봄’ 과 클라리넷 연주를 선사 하자 잠시나마 두고 온 고향을 그리며 지긋이 눈을 감고 회상에 잠기는 가 하면 손수건을 꺼내 들고 눈시울을 적시는 이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최종석 민원영사의 사회로 진행된 ‘…초청 만찬’ 에서는 반공포로 중 유일하게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는 문명철목사의 ‘50주년 감사 예배’ 에 이어 현 한인회 고문위원회 박태순 대변인은 환영사에서 “저와 지금 앉아계시는 여러분들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다름아닌 지난 91년 본국 모TV 에서 브라질을 방문 한 적이 있다. 그 때 난 그들에게 ‘미국 기자들이 전쟁터에서 벌거벗은 우리 동포들 사진을 웃음거리로 만든 것도 모자라 같은 민족끼리 매년 반공포로 실태를 취재한답시고 이들을 웃음거리고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냐’ 고 프로그램 제작의 의도에 대해 강하게 항의를 한 적이 있다.”고 남다른 인연임에 대해 설명하고 “전쟁 후 고향인 북을 등지고 자유에 서슴없이 손을 들어 준 여러분들이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된다. 여러분들의 선택이 진정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하는 일은 이제 우리 모든 국민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열변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권영욱 총영사는 격려사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사랑하는 부모형제들을 뒤로 한 채 사회의 싸늘한 무관심 속에서도 한민족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동포사회에 관심과 참여를 보여 준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광복 61년이 지난 오늘 남, 북한 관계가 많이 완화해졌지만 아직까지 분단이라는 장벽으로 인해 적극적인 지원은 어렵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본국 정부 관계부처와 협의 하에 여러분들을 위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라고 밝히고 “하지만 정부차원에 앞서 먼저 우리 브라질 동포들도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며 교포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주성호 남미 평통협의회장은 “우리는 지금 미래만을 지향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과거사(史)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전쟁을 통해 많은 아픔을 보았고 느껴왔다. 더 이상 이러한 아픔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앞장서야 하며, 아직까지 이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 보다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꿔야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 강조하고 “여러분들은 우리 한인 이민사의 간증인으로 길이 남을 것이며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여러분들을 서울은 물론 평양까지 방문할 수 있는 길을 꼭 실현해 보겠다.” 고 희망 섞인 격려사를 끝내자 이들은 고향생각에 그 동안 참아온 울음을 끝내 터트릴 것만 같은 표정도 역력했다. ▲ 답사를 하고 있는 강석근 반공포로 대표
이어 브라질 거주 반공포로 대표로 답사에 나선 강석근씨는 중풍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부축을 받으며 단상에 서서 “오늘 이렇게 너무나 근사한 자리를 마련해 주어 감사하다. 본국 모TV 초청으로 27명이 고국방문을 다녀오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시간도 있었다.” 고 회상하고 이어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져 초라한 모습으로 답사를 하게 되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반세기 전 교포와 안전을 위해 같이 활동한 고광순씨를 비롯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며 무척 힘겨운 모습으로 단상을 내려왔다.

이날 50주년을 맞아 특별순서로 축하 케잌을 권영욱 총영사와 고광순 한인회 고문위원장, 주성호 남미 평통협의회장, 이병학 노인회장, 문명철 목사가 함께 자르는 순서를 가졌고, 이병학 노인회장은 참석자들을 향해 “건배”를 외치며 잔을 높이 치켜 들며 모두의 장수를 기원하기도 했다.

15명의 반공포로들과 가족들은 오래 동안 소식이 끊여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서로 부등켜 안고 안부를 묻는가 하면, 약 10개의 고급레스토랑 풍으로 준비된 테이블마다 모여 앉아 프린스 타워(대표:권홍래)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가족소개와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는 등 소중한 시간을 만끽하고 한인회에서 준비한 기념품과 기념사진 등을 찍으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기도 했다.

행사장을 나서던 주성호 남미 평통협의회장은 하나로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르신들의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믓하다. 진작 이런 자리를 마련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드는 행사였지만 최선을 다해 평양까지 꼭 모시고 가도록 노력하겠다.” 며 말끝을 흐리기도.

지난 1956년 한국전쟁 휴전과 함께 중국인 5명을 포함 한 55명이 당시 중립국이었던 인도를 거쳐 브라질에 도착한 이들은 이후 일본인 신분으로 브라질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들과 함께 1962년 8월 15일에 광복절 기념식을 갖고 ‘재백 교민회’ 라는 모임을 조직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반세기가 흐른 지금 현재 브라질에 거주하고 있는 반공포로들은 약 40여명으로 추산되며 그 나마 매년 연락을 주고 받는 이는 약 20여명 정도, 소재파악이 않되거나 연락이 두절된 반공포로는 약 10여명 정도가 있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남이나 북이 아닌 제3국행을 선택해야만 했던 반공포로들. 지난 광복60주년을 맞아 좌우 이념 대립으로 오랜 세월 갈등의 세월을 보내 온 재외동포 사회에도 최근 남북 화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화해의 훈풍이 불고 있다는 시점에 한 예를 보여주는 뜻 깊은 행사여서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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