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브라질 거주 반공포로 대표로 답사에 나선 강석근씨는 중풍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부축을 받으며 단상에 서서 “오늘 이렇게 너무나 근사한 자리를 마련해 주어 감사하다. 본국 모TV 초청으로 27명이 고국방문을 다녀오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시간도 있었다.” 고 회상하고 이어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져 초라한 모습으로 답사를 하게 되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반세기 전 교포와 안전을 위해 같이 활동한 고광순씨를 비롯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며 무척 힘겨운 모습으로 단상을 내려왔다.
이날 50주년을 맞아 특별순서로 축하 케잌을 권영욱 총영사와 고광순 한인회 고문위원장, 주성호 남미 평통협의회장, 이병학 노인회장, 문명철 목사가 함께 자르는 순서를 가졌고, 이병학 노인회장은 참석자들을 향해 “건배”를 외치며 잔을 높이 치켜 들며 모두의 장수를 기원하기도 했다.
15명의 반공포로들과 가족들은 오래 동안 소식이 끊여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서로 부등켜 안고 안부를 묻는가 하면, 약 10개의 고급레스토랑 풍으로 준비된 테이블마다 모여 앉아 프린스 타워(대표:권홍래)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가족소개와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는 등 소중한 시간을 만끽하고 한인회에서 준비한 기념품과 기념사진 등을 찍으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기도 했다.
행사장을 나서던 주성호 남미 평통협의회장은 하나로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르신들의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믓하다. 진작 이런 자리를 마련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드는 행사였지만 최선을 다해 평양까지 꼭 모시고 가도록 노력하겠다.” 며 말끝을 흐리기도.
지난 1956년 한국전쟁 휴전과 함께 중국인 5명을 포함 한 55명이 당시 중립국이었던 인도를 거쳐 브라질에 도착한 이들은 이후 일본인 신분으로 브라질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들과 함께 1962년 8월 15일에 광복절 기념식을 갖고 ‘재백 교민회’ 라는 모임을 조직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반세기가 흐른 지금 현재 브라질에 거주하고 있는 반공포로들은 약 40여명으로 추산되며 그 나마 매년 연락을 주고 받는 이는 약 20여명 정도, 소재파악이 않되거나 연락이 두절된 반공포로는 약 10여명 정도가 있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남이나 북이 아닌 제3국행을 선택해야만 했던 반공포로들. 지난 광복60주년을 맞아 좌우 이념 대립으로 오랜 세월 갈등의 세월을 보내 온 재외동포 사회에도 최근 남북 화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화해의 훈풍이 불고 있다는 시점에 한 예를 보여주는 뜻 깊은 행사여서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