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상·문화연구단 총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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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한상·문화연구단 총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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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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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한인사회의 경제와 문화를 광범위하게 조사한 10권의 총서가 한국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육성분야 지원을 받아 전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에 의해 최초로 발간되었다(연구책임자 :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임채완교수).
 
점차 원형이 사라져가고 있는 재외한인사회의 모습을 학제적 연구방법에 의해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그 성과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5년 12월 20일 집문당에서 출판된 이 총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중앙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660만 재외한인의 경제환경, 경영활동, 무역 등 한상 및 한상네트워크 기초조사와 교육, 한인단체, 언론, 인권, 집거지 사회문화, 정보자원, 여성 등 한민족문화네트워크에 대한 기초 조사 결과를 집대성하였다. 연구조사 대상 지역은 재외한인 90%가 거주하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6개 국가, 42개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40여 명의 공동연구자가 참여한 이 총서의 발간이 갖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재외한인 이민의 역사를 다양한 방법으로 발굴하여 집대성하였다. 연구가 진행되는 1년 동안 2만 건에 달하는 기초 자료들을 수집하였고, 8,000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재외동포 유력인사 500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수행하여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였다.

둘째, 네트워킹이라는 관점에서 재외한인을 접근하고 있다. 세계에 분산된 재외한인을 경제와 문화라는 큰 틀로 묶어서 네트워크 구축의 기초 자료들을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세계한상네트워크와 한민족 문화공동체라는 그물망으로 정교하게 네트워킹하려는 기반을 제공해 준다.

셋째, 총서에 담겨진 기초연구 자료들은 국가의 정책수립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재단 ‘코리안 넷’과 ‘한상 넷’ 구축을 위한 콘텐츠, 산업자원부의 한국기업 해외진출전략, 통일부의 남북한 교류협력,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국외 인적자원 유치사업의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넷째, 이 총서는 무엇보다도 재외동포 사회에도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140년의 이주역사에 대한 체계적 정리는 재외동포 차세대 자녀들에게 한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자료들이다. 그리고 이 총서는 재외한인들이 궁금해 했던 주요 경제지표와 경제규모, 법적 지위, 민족정체성 등에 대하여 많은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 총서를 출간한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은 현재 제2차년도 총서 11권의 발간을 준비 중이며, 제3차년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렇게 3년간의 연구가 완료되면 총 33권의 총서와 한상디렉토리, 한상단체 디렉토리, 재외한인단체, 민족교육기관, 재외한인 문화예술인 및 단체현황 등 5권이 추가로 발간될 예정이다.

세계한상문화연구총서 내용소개

1. 재미한인사회의 경제환경

이 책은 재미한인 경제공동체에 관한 조사연구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재민한인의 경제관련 자료를 정리하여 재미한인 경제공동체에 관한 종합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LA,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의 5개 지역의 재미한인사회에 관한 경제학적 접근을 통해 신뢰성 있고 일반화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민족 경제공동체에 대한 보다 정확한 경제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민족 경제공동체에 대한 연구에서는 기초적인 통계자료의 결여로 경제공동체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의 기초자료는 추후 교포경제의 특성 분석과 나아가서 한국과의 교류협력 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재미 한인사회를 좀 더 깊게 이해하고 그 잠재력과 역량을 파악하는 자료를 제공해 줌으로써 한인공동체 형성을 위한 전략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1,245명의 한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미국 상무부의 인구센서스, 경제센서스 분석을 통해 재미한인과 기업의 산업별, 형태별, 지역별 현황을 파악하였다.
 
미국 센서스와 세계은행의 통계를 이용해 계산한 재미 한인의 일인당 소득은 29,854달러로 한국의 일인당 국민소득보다 3.29배 정도 더 높다. 그리고 미국 교민 경제의 전체 규모를 추정하면 29,854백만달러로 한국 전체 GNI의 7.51%다. 교민경제의 규모가 한국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크기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직업별로는 재미한인의 40% 정도가 자영업에 종사하며, 구체적으로는 판매업과 개인서비스업의 비중이 높다. 자영업 가운데 70% 정도가 5인 이하의 소규모 자영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의 소비에 있어 모국관련성을 보면 모국브랜드의 제품에 대한 소비성향은 비교적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소비제품의 한국브랜드 구매비율이 높은 편이고, 모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와 이미지 및 신뢰도도 높은 수준이다.

한인 자영업자들의 모국관련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적으로 33%의 고객이 한인이며, 개인 서비스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인을 주요고객으로 하고 있다. 고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제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족이나 한인을 고용하고 있다.

또 모국에 가족이 있는 교민이 87%이고, 그중 30%는 모국에 송금을 하고 있으며, 9%는 모국으로부터 송금받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직접투자 비율은 낮은 수준이나 모국과 지속적인 교류를 갖고 싶다는 교민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또 과반수 이상의 교민이 기회가 되면 한국과 관련된 기업에 종사하고 싶다고 답하고 있다. 설문의 결과를 종합하면 교민의 모국과의 경제교류에 대한 의향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연구에 비해 본 연구는 다양한 방법으로 한인경제공동체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통계적으로 한인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는 5대 도시를 동시에 조사하고 있다. 이는 한인경제공동체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와 함께 각 지역의 특징과 지역간 차이를 비교할 수 있게 한다.

2. 재일코리안사회의 경제환경

이 책은 현재 해외에 거주하는 600만 명 이상의 동포 가운데 특히 일본에서 생활하는 약 62만 명의 재일코리안들이 어떠한 경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재일코리안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었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경제환경에 대한 기초 조사이다.

재일코리안들의 경제 환경과 실태를 분석하기 위하여 기존 연구자들의 방대한 2차 자료를 수집 정리하였다. 그리고 이들 연구들에 대한 지견을 확대하고 실증분석을 통한 연구결과를 수정 보완하기 위하여 조사대상 지역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세 지역을 장기간에 걸쳐 직접 방문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책은 연구 대상자로서 한국적이나 조선적을 가지고 있는 재일코리안(올드커머, 뉴커머 포함)들 가운데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를 상대로 교회, 민단, 재일코리안 단체의 협력을 얻어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설문지 수집결과 총 1천 명의 재일코리안들이 설문조사에 협력해주었으며 그 중 내용이 부실한 534를 제외하고 466부가 본서의 분석 대상이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중심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재일코리안 사회의 자영업 형성 과정과 경제적 특성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였다. 재일코리안의 자영업 형성과정 부문에서는 재일 코리안 사회가 그 동안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해 왔는가를 크게 다섯 시기로 나누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경제적 특성 부문에서는 재일코리안의 인구적 특성과 직업, 고용 및 실업률, 고용형태, 그리고 노동 및 금융실태 등을 2차 자료를 통하여 정리함으로써 재일코리안들의 경제적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둘째로, 재일코리안 사회의 산업구조와 주력업종을 분석하여 정리하였다. 산업구조 부문에서는 재일코리안 사회의 산업구조가 그 동안 어떻게 변화 및 발전해 왔는가를 1985년부터 2000년까지 5년 간격으로 변화추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재일코리안 사회의 산업구조의 특성은 3차 산업의 비중이 가장 높고, 2차 산업, 1차 산업 순이었다. 재일코리안이 종사하고 있는 주력업종으로서는, 도소매, 음식업,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4대 업종'이었다.

셋째로, 재일코리안 사회의 경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간토, 간사이, 규슈 지역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의 분석결과를 정리하였다. 주요 조사내용으로는 재일코리안의 소비패턴, 소득규모, 한국과의 관련성, 자영업 실태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를 예증하였다.

이 책의 특색은 기존 연구들에서는 시도하지 못했던 재일코리안 사회에 대한 인구통계학적인 연구조사를 실시했다는 점, 재일코리안의 해방전후 이주과정이나 자영업 형성과정의 고찰, 최근 한국과의 관련성을 새롭게 평가했다는 점, 재일코리안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 형성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 등에서 그 의의가 깊고 높게 평가 받을 만하다.
 
특히 재일코리안 사회에 대해서는 그 동안 르뽀형식 수준의 책이나 정치학이나 문화인류학적인 측면의 총론적인 수준의 논문이 다수 발표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학술적인 관심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하여 분석한 저서는 아마 본서가 유일하자 처음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본서는 재일코리안 사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알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은 해방 후 60년이 경과된 시점에서 재일코리안 사회의 경제환경에 관한 새로운 학문연구 분야에 지평을 열었다는 점과 무한한 연구 가능성에 대한 많은 흥미로운 점을 시사했다는 점, 재일코리안 연구에 새로운 장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3. 중국 조선족사회의 경제환경

위협과 기회의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를 가진 중국. 중국은 광대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이며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우리 기업들에게 큰 시장과 큰 투자처를 제공해 주고 있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중국진출 한국기업이 총 5만 2천여 개로 나타났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갈 것이다.
 
그러나 늘어나는 진출기업의 숫자에 비례해서 중국에 진출하여 실패한 기업 또한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성공률은 20%~30%에 불과하다고 한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기업들이 실패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해법은 없는 것일까?

200만 명의 중국 조선족들은 연변조선족자치주를 비롯한 동북 3성과 북경, 청도, 상해 등 대도시에서 자영업과 기업을 경영하면서 우후죽순처럼 힘차게 성장하고 있다. 흑룡강신문사의 조사에 의하면 중국 조선족 기업 수는 1만 7천 5백여 개로 집계되었으며, 조선족기업들은 중국개혁개방 20여 년간 상당한 자본축적을 거쳐 도시 중심의 새로운 산업화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 책은 중국 조선족의 경제환경을 조사하기 위하여 기초자료를 수집․정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작성되었다. 중국 조선족 사회의 경제특성과 자영업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 문헌과 중국통계연감을 활용하였으며 아울러 현지 설문조사와 기업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가 조금이나마 중국 조선족 경제분야 연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4. 고려인 인구이동과 경제환경

『고려인 인구이동과 경제환경』은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고려인의 사회경제변화에 대한 실증적 연구로 소련방 붕괴 이후의 고려인 인구변동 추이와 국가별 지역별 고려인 사회의 경제 현황을 통계자료 및 설문과 사례조사를 통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2004년부터 1년 간, 러시아의 모스크바, 볼고그라드, 로스토프, 연해주, 사할린,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알마틔, 우슈토베, 아스타나, 크즐오르다,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안디쟌 등 고려인 집거지 11개 지역을 돌면서 1,200여명 이상의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면밀한 인터뷰 조사를 실시한 결과물로서 관계자들의 인터뷰는 1차 자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소련방 해체 이후부터 현재까지, 고려인들의 인구변화 추이와 이주동기를 밝히고 국가 및 지역별로 인구 유출, 유입요인까지 자세히 분석함으로써 고려인들이 직면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잘 전하고 있다. 또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내 新고려인 집거지역 “볼고그라드”와 “로스토프”의 고려인 현황과 형성과정을 밝혀내는 주요한 성과를 보였다.

또한 통계자료나 문헌을 중심으로 구소련지역 전체의 인구변화 추이를 분명히 한 후 이에 준한 현실적인 고려인 인구수를 제시해 고려인 정책 입안과 실행에 있어서 의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처음으로 고려인 직업구조의 변화 및 경제 현황을 파악하고 국가별 지역별로 이를 비교분석함으로써 국가 또는 지역별 고려인 사회의 특징과 과제를 분명하고 있다.

무작위 추출이라는 설문조사 방법상의 한계점은 있으나 일반인들의 고려인 사회 이해에 큰 도움이 되고 고려인 연구 분야의 영역을 넓히고 심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5. 재외한인 민족교육의 실태

20세기에 들어서 세계화 또는 전지구화의 확대로 인해 국민국가의 한계를 뛰어 넘어 민족성에 기초한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공동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 큰 규모의 재외동포를 갖고 있는 중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그리스, 인도와 같은 나라들은 자국의 경제발전과 세계화 전략에 재외동포를 활용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세계 4대 강국에 둘러싸이고 남북한이 분단된 우리나라의 생존전략으로서 재외동포의 활용은 바람직한 것을 넘어서 불가피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재외동포의 역량을 결집하여 인적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이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모국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민족교육을 통해 재외동포 차세대들이 모국의 말과 글 그리고 문화와 역사를 배워서 자신의 민족정체성을 정립하고 모국과의 정서적 유대와 애착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취지에서 세계한상 네트워크와 한민족문화공동체 조사연구의 연구물로 출판된 『재외한인 민족교육의 실태』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성과물이다. 재외동포 민족교육에 관한 선행연구들이 재외동포 사회의 교육기관의 종류, 분포 현황, 학생수, 교사수 등을 조사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이 저서는 세계화 시대에 적합한 민족교육의 목표와 내용을 재정립하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런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많은 재외동포들이 거주하는 미국, 일본, 중국,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재외동포 민족교육의 실태를 심층적이고 다면적으로 조사하여 미래지향적인 민족교육의 방향과 전략을 모색하였다. 구체적으로 이 저서에서는 한국의 민족교육정책의 역사와 현황, 연구대상지역 재외동포 민족교육의 역사와 실태, 민족교육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측면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여기서 제시되는 통계자료, 현지조사 및 면접 내용, 민족교육 전문가의 인식 및 평가는 재외동포 민족교육정책을 개선하는데 유용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실태조사에 기초하여 앞으로 국제적 역량을 갖추면서도 한민족으로서의 민족정체성과 자긍심을 유지하는 균형 있는 재외동포 차세대를 육성하는 미래지향적 민족교육의 제도와 내용을 모색하고 개발하는 후속연구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6. 재외한인 법적 지위와 기본권 현황

21세기에 들어서 국제정치환경의 변화로 대북정책 및 통일정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민족의 정체성문제가 큰 화두로 등장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민족통일의 기반확충에 대한 요구를 증대시켰고,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외한인의 일체감 형성을 통한 한민족공동체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 속에 재외한인은 한민족정체성유지와 재외한인을 하나로 묶는 한민족공동체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민족의 자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만큼 기초조사와 연구가 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전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의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이 한국에서 최초로 각 분야별로 재외한인의 기초조사를 했다. 특히 법률인권팀은 미국, 일본, 중국에 거주하는 재외한인을 대상으로 공법상, 재산법상, 영업법상, 사회보장법상 법적 지위를 조사했다.
 
이 조사를 위해서 각 지역의 관련 법령과 문건을 조사하고, 조사방법으로서는 흔치 않게 대규모의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중국은 연변조선족자치주 등에 거주하는 조선족 남녀 355명(설문조사 334명, 면담조사 21명), 미국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 거주하는 재미한인 428명(설문조사),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10명(면담조사)에 대해 설문과 면담조사를 실시했다.

각 지역의 주요조사내용은 미국의 경우 재미동포에 대한 미국정부의 이민정책과 이민법에 따른 이민현황 그리고 시민권자, 영주권자에 대한 각종 통계와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미국출입국에 관련된 비자문제, 추방현황, 불법체류자문제 등을 조사하였다.
 
그리고 재미동포의 주택현황에 따른 법률문제와 영업실태 및 각종 사회보장의 수혜현황을 조사하고 정리했다. 또한 일본의 경우 재일동포의 일본법상 체류자격, 참정권, 공무담임권, 귀화에 따른 법적 지위와 영업법상의 제한규정을 조사했다.
 
그리고 차별의 대표적인 사례 중에서 입주차별과 노동법상 부당해고의 법률적 문제를 정리했다. 중국의 경우 조선족의 법적 지위에 관련된 규정을 조사하고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조선족의 도시로의 인구유동으로 인한 농촌의 동공화에 따른 최근 현황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한중교류의 확대로 점증하고 있는 범죄현황을 설문과 면담조사를 통해 정리했다.

종래 모국에서나 거주국에서 주변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재외한인에 대한 본격적인 학문적 논의는 활발치 못했다. 재외한인은 한편으로 거주국에서 법적으로는 주권행사의 주체이면서도 이질적인 존재로 여겨져 같은 혈통을 가진 자국민과 달리 취급되어왔다. 다른 한편 모국에서는 혈통상 같은 민족이라는 정서적 연대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고 차별을 받아 왔다. 이러한 현실에서 재외한인보호와 한민족공동체구축을 위해서 재외한인의 대다수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 일본, 중국의 재외한인의 법적 지위와 그 실태연구는 그 어느 연구보다도 그 의미가 크다 할 것이다.

이 책이 미국, 일본, 중국 거주 재외한인의 최근의 법적 지위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지침서가 되고 계속되는 후속연구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7. 재외한인 언론의 역사와 현황 기초연구

21세기는 세계화(Globalization) 시대이다.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이 흐름을 거스르거나 회피할 수 없다. 세계화 시대에는 민족 간 경쟁이 격화하고 민족 내 연대와 소통이 중시된다. ‘재외동포’가 각 민족의 소중한 자산으로 기능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재외 한인은 우리 민족과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고 현지에서 재생산하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되고 있다. 특히, 재외동포 사회에서 한국어(조선어)로 제작 발행되는 대중매체는 세계의 한민족을 하나로 묶어주고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수단이다.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이 펴낸 ‘재외 한인언론의 역사와 현황 기초연구’는 재외 한인 주요 집거지역에서 한국어로 제작 발행하는 각종 언론매체와 언론인에 대한 광범위한 기초정보를 수집 정리 분석한 국내 첫 연구보고서이다. 이 재외 한인언론 기초조사 연구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중앙아시아 등 4개 지역 560여 개 한인언론매체 및 600여 명 언론인, 그리고 80여 개 한국어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기초 정보를 망라했다. 자료가치를 지닌 재외 한인 언론매체와 언론인에 대한 기초정보의 체계적 정리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이 연구보고서는 96개 신문․방송사와 80명의 언론인, 그리고 66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상세 정보를 담아 연구 자료는 물론 한상의 네트워크 구축 및 해외 한인사회와 교류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이 조사연구의 실용적 가치로써 해외 한인 언론에 접근하려는 이들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조사연구는 또 재외 한인언론 매체의 발달사와 사회경제적, 제도적 환경을 정리 분석하고, 주요 언론인들에 대한 심층면접 결과를 수록함으로써 해외 한인언론의 특징적 측면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런 정보는 현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줌은 물론 미래 발전방향을 살펴보는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조사연구는 특히, 주요 국가별 지역별로 한인언론매체와 언론인을 다루면서도 체계를 통일하여 비교검토가 가능토록 하였으며, 주요 한인 언론매체의 유형별 활동 및 관리운영 사례조사 결과를 제공함으로써 한인사회 언론현상의 구조적 특징을 이해하는 데도 유용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사연구는 대상 지역의 제약 때문에 유럽과 동남아시아, 호주와 남미, 아프리카 등 지의 해외 한인언론매체와 언론인에 대한 정보를 담지 못하는 한계를 지녔다. 이들 지역에만 대략 100여개 이상의 매체가 발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시간적인 한계와 비용의 제약으로 이들 매체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또, 이 조사연구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인 언론매체와 언론인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현지어 주요 언론매체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포언론인’에 대한 정보를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한편,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은 이번 1차년도 해외 한인언론 기초 조사연구에 이어 언론 내부의 구조적 역동성을 파악하고 주요 매체의 수용자와 내용을 다루는 2차년도 연구, 그리고 언론인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및 네트워크를 집중 분석하는 3차년도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8. 재외한인여성의 생활실태 및 의식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이다. 여성의 뛰어난 언어 감각과 유연한 인간관계 유지 능력은 수평적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현대 글로벌시대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들어 여성은 인류 발전의 핵심 원동력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한국사회의 여성문제는 여성이라는 특성에 한국 고유의 문화적․역사적 요인이 가세된 복합적 양상을 띠어 왔다. 재외한인여성의 경우는 여기에 소수민족이라는 변인이 첨가되어 여성문제의 해결은 국내보다 더 다양한 장애요인을 안고 있다.

21세기를 맞이하여 전세계 600만 재외한인 중 과반수를 차지하는 재외한인여성은 한민족 발전을 위한 새로운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바, 재외한인여성을 사회적 자원화하고 네트워킹하여 한민족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재외한인여성에 대한 관심은 극히 미비하였고, 재외한인여성에 관한 관련 자료도 체계적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미국, 중국, 러시아․중앙아시아의 한인여성을 대상으로 이들의 생활실태와 의식을 파악하였다. 북미지역에서는 미국, 유럽지역에서는 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에 재외한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재외한인인구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중국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재미한인 여성, 중국 조선족여성, 그리고 러시아․중앙아시아의 고려인여성을 주요 조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와 거주국에서 발행되는 기초통계자료, 재외한인여성과 관련된 기존의 문헌을 분석하였다. 둘째, 현지 거주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한 실태분석을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미국, 중국, 러시아․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한인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미국은 LA와 뉴욕에서 조사하였는데 363명이 분석에 이용되었다. 중국에서는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조사하였는데, 최종적으로 555명의 자료가 분석되었다. 러시아․중앙아시아는 연해주 지역과 우즈베키스탄의 타쉬켄트,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중심으로 조사하였는데, 495명이 분석되었다. 총 조사대상자 수는 1,413명이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재외한인여성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파악하였다. 조사대상 지역별 한인여성의 비율, 연령, 학력, 종교, 직업, 가정생활수준, 가족형태 및 결혼유형, 이주시기 등이 조사되었다.

둘째, 재외한인여성의 개인 및 가정생활실태를 파악하였다. 재외한인여성의 생활시간 사용 및 생활양식이 조사되었고, 생활만족도와 자아존중감, 우울 등 심리사회적 특성이 파악되었다. 가정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식생활, 주생활, 가정경제실태를 조사하였고, 가정내 의사결정형태 및 가사노동분담 정도를 조사하였다. 가정생활을 하는데 있어 사회적 지지원과 남편 및 자녀관계 만족도가 제시되었다.

셋째, 재외한인여성의 의식 및 정체성을 조사하였다. 재외한인여성의 전통적 가치관 유지정도를 파악하였고, 성인지적 관점에서 전통적여성관, 성평등의식, 성주류화 경향을 파악하였다. 또한 자아정체성, 민족정체성, 성정체성의 수준을 파악하였다.

9. 재외한인 문헌정보자원과 실제

글로벌시대 정보자원의 확보는 곧 국력이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가 우리의 민족 정보자원을 발굴하여 이를 정리 보존함으로써 한민족의 문화적 동질성과 정체성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민족적 당위성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역사적 정황으로 볼 때, 해외에서 정착하여 살고 있는 재외한인은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공동체적 운명으로서의 한민족이며, 이들의 경제적, 문화적 활동은 우리 민족의 자산임이다.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은 약 650만명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인적자원은 21세기 국력의 핵심이며 이것을 하나로 네트워크화 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는 “필승 코리아”일 것이다. 따라서 한민족네트워크의 기반은 정보자원이다.

이 책은 중국과 러시아 연해주와 사할린에 산재한 한민족과 관련된 정보자원들을 발굴하고 수집하여 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자료를 조직화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정보자원은 일차적으로 한글(조선문)로 된 정보자원이다.

여기에서 나타난 정보자원생산과 관리현황은 신문사, 방송사, 잡지사, 출판사, 학교도서관, 전문학교도서관, 대학교도서관, 기업체도서관, 문서관(당안관) 등이다. 이러한 정보자원들은 누구나 쉽게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정보자원이 되며, 이것은 한민족으로서 역사적 전통성을 계승하고 타국과의 교류에 있어서 중요한 학문적․경제적 기초 자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정보자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에서 발행된 재외한인에 관련된 정보자원이다(단행본 455권, 학위논문 216편, 학술지 기사 1327편, 전체 1,998편). 둘째, 중국조선족 정보자원생산기관 현황이다. 출판사(7), 신문사(5)와 광복전후 신문현황, 잡지사(40)와 잡지현황, 광복전후 조선말 방송(5), 소수민족 도서관(670), 조선족 집거지역도서관(연변자치주도서관, 8개 시(市)현(縣)도서관, 연길시아동도서관, 연변대학교도서관, 전문학교도서관, 537개학교도서관, 광복전 학교수는 913개교, 연구소도서관, 기업체도서관 4개, 독서사 2개). 조선문 정보자원 단행본(3,503권), 1945년 이후 1990년까지 조선문 잡지(1433종)에 수록된 콘텐츠(30,264개). 독립운동사료와 밀접하게 관련된 당안관(10개지역 25개당안관). 셋째, 연해주와 사할린에서의 정보자원 현황이다. 사할린 문서관에서 발굴한 “特高所在不明要視察人名簿(豊原警察署), 特高警察關係文書”, 연해주와 사할린의 방송(4)과 신문(4).

이 연구결과들은 첫째, 중국, 러시아 지역의 한민족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에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정보자원에 대한 참고문헌들을 제공한다. 둘째, 정보자원 매체별 분석을 통해 해당지역의 정치․경제․사회․문화발전 등의 성향을 알게 한다. 셋째, 산재된 정보자원을 찾는데 좋은 정보자원이 된다. 넷째, 한민족 관련 정보자원, 인적자원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다섯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거나 비즈니스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자원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해외지식정보자원제공과 센터의 역할을 수행한다.

10. 재외한인단체의 어제와 오늘

해외에서 한인들은 거주국가의 정치경제적 조건하에서 한인사회를 형성·발전해 왔고, 이와 더불어 크고 작은 단체를 조직하였다. 그들은 한인 상호간의 협력을 모색하고 거주지역에서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왔다. 이민초기 한인들은 모국을 떠나 동고동락했던 친목수준의 단체, 해방이전의 민족독립을 위한 단체, 근대화과정과 2세의 증가로 인해 나타난 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단체 등 다양한 조직들이 형성되었다.

한인단체의 성장은 단순히 수적인 팽창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재외한인단체의 성장은 거주국가 내는 물론 모국과의 관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즉, 한인 사회의 잠재력을 수렴하여 집단적 의지로 활동하기도 하고 모국과의 관계에서 해외 한인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가교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재외한인단체가 한인의 지위향상과 한인공동체 구축을 위한 중요한 시발점으로서 향후 한인사회를 묶는 중요한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론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정리된 책자나 문건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이 학술진흥재단의 지원 아래 재외한인단체의 기초연구를 통해서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기초 자료로서 이 책이 출판되게 되었다.
 
이번 출판된 이 책은 3년 연속 시리즈의 첫 권으로서 재외한인단체의 형성과 현황에 관한 1차년도 연구 보고서를 출판한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첫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지역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재외한인단체의 분포 현황과 기초적인 실태를 현지조사를 통해 조사했다는 점이다. 둘째, 재외한인 거주지역별로 그 단체의 성격과 활동내용을 정리하여 유의미한 차이점을 담고 있다. 셋째, 한인사회의 발전을 한인단체의 발전과 관련하여 분석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어떤 지역에 한인단체가 얼마나 분포되어 있으며, 어떤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발전과정을 추적하면서 한인사회의 형성과 발전을 살펴보았다는데 큰 의미를 갖고 d를 단체의 조직 현황과 특성을 분석하였다는 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셋째, 이 책은 재외한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관련한 단체를 개방적 네트워크로 확립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즉, 온라인을 통한 한민족 네트워크의 구축에 실질적인 기초 콘테츠를 제공하고 있다.

다섯째,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재외동포단체현황」의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다. 누락된 주요한 단체들을 발굴하고 이를 조사함으로써 정부의 단체현황을 실질적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여섯째, 재외한인단체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연구이다. 이 연구는 한인단체를 조사하기 위해 기초적인 단체조사표를 작성하여 현지 실정에 맞게 조정하여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여 조사표를 통해서 재외한인단체들의 형성과 발전과정 그리고 성격을 분석하여 체계적은 한인단체연구라는 점이다.

11. 재외한인 집거지역 사회경제

2003년 1월 현재 외교통상부는 재외한인이 6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하였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215만, 미국 215만, 일본 64만,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 56만, 캐나다 17만, 중남미 11만, 유럽 10만 명 순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들 국가의 공식적인 센서스 결과와 차이가 많다. 2000년 현재 미국은 108만, 2001년 현재 캐나다 10만 명으로 크게 차이 나고, 중국의 경우는 2000년 현재 192만 명으로 우리정부 발표와 약간의 차이가 난다. 따라서 거주국 정부의 공식적인 센서스 결과가 합리적이라는 주장과 함께 재외공관의 재외동포 현황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함께 공존한다.

이러한 차이는 금번 “전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의 재외한인 집거지역 사회경제팀”이 교육인적자원부 학술진흥재단의 기초학문육성과제를 수행한 결과로써 확인된다. 현지 거주국가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식적인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우리 외교통상부의 자료와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이번 조사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여 재일한인의 경우 30만 명에 가까운 귀화자를 재외한인에 포함할 것인지도 문제이다. 미국시민권을 획득한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국적을 취득한 귀화자들 역시 같은 피를 나눈 한 민족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현지의 목소리도 듣게 된다. 그런 취지에서 과거의 재일동포 또는 재일한국인 그리고 재일조선인이라고 구분하여 호칭하기보다 재일코리안으로 통칭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정부도 이들을 재일한인에 포함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재일한인은 64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다수의 재외한인은 세계의 주요 국가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 거주한다. 또한 이들 국가의 주요 도시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LA와 뉴욕, 일본의 오사카와 도쿄 등에 재외한인 집거지역(코리아타운)을 형성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에는 동북3성, 특히 연변에 집거지역을 이루고 있다. 이전 선행연구 통해서 재외한인들의 집중거주지역을 충분히 확인하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도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이들 재외한인 집거지역은 계속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코리아타운이 과거의 고립적인 앙클레이브로부터 이제는 현지의 거주민들과 함께 공생하는 생활의 장소로 바뀌고 있다. 코리아타운은 주거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무용, 연극 등 여러 장르에 걸친 재외한인들의 활발한 문화활동을 통하여 현지의 거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정서를 공유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새로운 한인들의 유입이 없는 동북3성의 조선족 집거지역은 중국사회 전반적인 특징인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로의 이농현상, 다수 조선족의 한국진출, 특히 혼인적령기 여성들의 한국진출 등으로 인하여 해체위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북경이나 상해, 청도 등의 도시로 이동한 조선족들이 새롭게 들어오는 한인들과 함께 한인타운을 형성하고 있으며, 농촌의 조선족 집거지역에서도 나름대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으므로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현지조사를 통하여 이러한 사실들을 확인한 전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의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의 조사결과는 재외한인사회 연구에서 또 하나의 업적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다만 재외한인 사회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회경제적 조사를 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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