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익명으로 성금 기부, 알고 보니 서시장 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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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익명으로 성금 기부, 알고 보니 서시장 총각
  • 동북저널
  • 승인 2006.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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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캉쓩디(小康兄弟)'의 주인공 강철수 씨

남 몰래 선행을 베풀어 온 한 배달총각의 이야기가 미담으로 전해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연길시 서시장에서 고춧가루 배달원으로 일하는 강철수(27)씨.

강씨는 지난 4년간 매달 연변TV 생방송 '사랑으로 가는 길-사랑의 리퀘스트’에 60元씩을 전달했다. '샤오캉슝디(小康兄弟 강씨 형제라는뜻)’라는 익명으로 지원을 계속했기 때문에 '사랑으로 가는 길’ 프로에서도 몇 년간 수소문해서야 겨우 '숨은 천사'를 찾을 수 있었다.

 "하루에 1元씩 저금해서 한 달에 30元. 매달 동생 몫까지 60元씩 모았습니다. 나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습니까?"

강씨는장애인 부모 슬하에서 힘겹게 살았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서 작은 사랑을 실천하게 되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집세를 내고 어린 동생을 돌보면서 사는 형편에  큰 부담이 될 때도 많았습니다. 시장판에서 온 종일 힘들게 일하고 있지만 '적어도 나는 밥은 먹고 살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보다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다만 1전이라도 더 보태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강씨는 21살 때부터 서시장판을 누비며 삼륜차로 고춧가루 배달을 해왔다. 일찍이 아버지를 잃고 가장 역할까지 맡아 하다보니 그에게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 시간조차 없었다. 멀리서부터 삼륜차를 몰고 다니는 그를 보고 친구들이 창피하다며 피해 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려운 시절을 함께 살아온 동생과의 정도 각별하다. 속상한 일이 있으면 형제가 술 한잔 나누며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준다. "동생에게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워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불우이웃돕기 지원금도 형제의 이름 '샤오캉슝디(小康兄弟)’로 냈던 거죠"

"젊은 나이에 마른일 궂은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사는 젊은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남몰래 사랑을 베풀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습니다"

강철수 씨의 소행에 감동된 고춧가루 매장의 허애자(許愛子)아주머니를 비롯해 시장통의 다른 분들도 강씨와 함께 사랑의 성금 모으기에 참여하고 있다. 강씨는 어느 새 서시장에서 많은 아줌마 팬들을 두고 있는 '스타'가 되어버렸다.

한때 가난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한 강철수 씨는 고아원 원장이 되는 것이 꿈이다.

"어려서부터 '철수는 고아원 원장감'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그 말이 왠지 마음에 들었고, 여력만 된다면 진짜로 고아원을 만들어 아이들을 돌보며 살고 싶습니다"

따뜻함과 감동은 언제나  우리들의 작은 일상 가까이에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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