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요 일본의 演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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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요 일본의 演歌
  • 월간아리랑
  • 승인 200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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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椿さく 春なのに あなたは 歸らない ♪
이 노래는 조용필씨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일본말 판 첫 대목이다. 이 노래는 일본 戀歌에서 명곡이 되었다. 아마 오늘밤 일본에서도 수없이 불리고 있을 것이다.
조용필씨는 한국에서도 히트를 친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일본에서 홈런을 쳤을 뿐만 아니라 그가 일본에서 부른 노래도 또한 일본에서 히트를 쳐, 일본에서 명실상부한 톱 가수가 되었다.
업계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의 말에 의하면 조용필씨는 일본 가수들 중에서도 톱A급이란다. 톱A급 가수는 일본 가수들 중에서도 10여 명에 불과하단다.


▲ 좌측부터 조용필, 한다 코우지, 계은숙, 텐도요시미.

조용필씨가 텔레비전에 나와서 노래를 부를 때이면 관중석에서 특히 여자들이 “조상”하는 비명 소리가 들린다. “신상”이라고 불러주지는 않지만 기분이 이만저만 좋은 게 아니다. 조용필씨와 같이 일본에 와서 성공한 다른 가수는 여자 가수 계은숙씨이다.
한국 노래를 가져와서 히트한 것은 없지만 일본에서 부른 노래 몇 곡이 또한 홈런이 되었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에 그녀가 부른 노래가 유선 방송에서 한 시간에도 몇 번씩 흘러나왔다.
처음 노래가 히트를 치고 그 다음에 부른 노래 또한 홈런이 되었다. 그 해 계은숙씨는 유선방송상 등 유행가 부분의 듬직한 상은 죄다 땄다. 그녀 또한 일본에서 명실상부한 톱 가수의 지위에 올라 있다. 한국 사람이면서 그들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어깨가 들썩여 진다.

그러면 왜 조용필씨, 계은숙씨가 일본에서 그만한 지위에 올라갔을까. 조용필씨의 노래는 배에서 나오는 노래이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시원하다. 그만큼 배의 힘을 가지고 배에서 나오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니 듣는 사람의 기분이 시원해 질 수밖에.
일본의 톱 가수라는 사람들의 노래를 들으면 목에서만 나오는 목청으로 노래를 불러 히트를 친다. 가라오케에 가서 부르기는 편하다. 그저 목만 잘 놀리면 잘 부르는 노래가 되니까.
그런 노래만 듣던 일본 사람들 앞에 한국의 조용필이 나왔으니 히트에 히트의 연속이다. 계은숙씨는 그의 독특한 목소리에 있다. 일본 가수들 속에는 없는 허스키의 목소리가 특징이다.

일본에서 조용필 계은숙씨가 히트를 계속 쳐 톱 가수의 자리를 차지하니, 한국에서 좀 내로라 하는 가수들도 대거 일본으로 진출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그러나 위의 두 사람만큼의 자리는커녕 뒷자리도 못 좇아가고 있다.
이유는 일본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필씨는 배에서 나오는 목소리로, 계은숙씨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일본 가수들에게서 들을 수 없는 특질을 가지고 왔다.
한국의 나모씨 남모씨의 노래는 일본 가수들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목에서 나오는 소리의 곡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히트를 하지 못한다. 물론 작곡가를 잘 만나야 한다는 등의 것은 기본이다. 훌륭한 작곡가일수록 가수들을 볼 줄도 안다.

일본에서 일본 가수들이 한국을 주제로 한 노래를 불러 히트를 친 경우도 많다.
♪ けさのつばさは, とくべつに, いそいでくうこう 飛び立つみたい ♪
로 시작되는 「濟州Airport」라는 노래를 半田 浩二(Handa Koji)라는 남자 가수가 1988년에 발표해서 히트를 쳤다. 그의 노래는 지금도 가라오케에서 잘 불리고 있는 노래이다.
또한 그의 노래에 맞추어 추는 ‘허슬춤’이라는 춤까지도 만들어져 있다. 여자 남자가 같이 추는 춤이 아니라 일렬로 줄을 지어 발을 올렸다 내렸다, 좌향좌 우향우 하면서, 여자들이 즐겨 추곤 한다.
그 가수는 그 노래가 히트를 치자, 제주도에 초청을 받아, 대접을 잘 받곤 했다.

 ♪ 海が割れるのよ 道ができるのよ 島と島とが つながるの ♪
로 시작되는 「珍島物語(チントウ モノガタリ)」는 天童よしみ (テンドウ よしみ)라는 여자 가수가 1996년에 발표해 히트를 친 노래이며, 일본 레코드 대상 최우수 가창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한 노래이다.
이 노래 덕택에 진도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있는 바다가 갈라질 때에 일본 사람들이 진도에 관광으로 많이 가곤 했다. 이 때에 일본 사람들을 본다면 “아, 그 노래 그 가수의 팬이구나”라고 생각하면 아마 틀림없을 것이다.
이 노래의 히트로 天童よしみ 라는 가수는 일약 톱 가수가 되었고, 지금도 가라오케에 가면 싫으나 좋으나 한 번 이상은 꼭 들어야 하는 노래이다.
그도 유명해 졌지만 한국 진도를 알리는 데 한 몫 했고 그리고 진도의 관광에도 꽤 큰 일을 한 셈이다.

한국은 6.25사변이라는 뼈아픈 전쟁을 치렀다. 그래서 1천만 명이라는 이산가족을 만들어 내었고,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도 고향이 이북이다. 그 고향을 그리는 마음, 부모 형제, 부인 자식, 친구를 그리는 마음이 노래로 되어, 한국 유행가에서는 많은 명곡이 나왔다. 시대가 변천이 되어도 남녀노소를 따질 것 없이 많은 명곡들이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일본도 전쟁을 치렀다. 그러나 같은 민족의 이별은 없었고, 전쟁을 치른 곳도 오키나와를 제외하면 일본 땅이 아닌 곳이다.
그래서인지, 일본 演歌에서는 한국 유행가에서 들을 수 있는 고향, 부모, 형제, 군대를 주제로 한 명곡이 적다. 아주 없는 것이 아니고 우리보다 적다. 그 대신 사랑을 주제로 한다거나 지역을 주제로 한 노래는 한국보다 더 많다고 할까? 또한 우리는 전쟁이라는 죽음과 피와 눈물, 그리고 죽기보다 더 싫은 이별을 경험해 오지 않았는가.
그것만큼 가슴에 파고드는 감동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고 부를 수 없는 그런 뼈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노래는 역시 우리 한국의 가요 중에서 명곡들이다.

한국 사람이 일본 사람들보다 노래를 더 잘 부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노래는 한국 사람이 더 낫다는 것이 한국 사람을 많이 접하고 있는 일본사회에서의 통념이다. 미확인 통계이지만 한국 사람 열 사람을 데리고 가라오케에 갔더니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7명이었다고 한다. 일본 사람 열 명을 데리고 갔더니 잘 부르는 사람은 3사람이었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 일본 사람들보다 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글쓴이: 신재경 교수는 1955년 제주 출생으로, 1985년 일본으로 건너와 교토 류고구(龍谷)대학 대학원 경영학연구과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거쳐, 현재 교토소우세이(京都創成)대학 경영정보학부 조교수로 있다.
홈페이지:http://homepage1.nifty.com/shin-jk




월간 아리랑 2002-11-26 (130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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