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피로 물들인 잔인한 어린이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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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피로 물들인 잔인한 어린이 살인사건
  • 고용철
  • 승인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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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동포어린이 삼형제 피살사건 발생
<사건 개요 designtimesp=10983>
지난 19일(월) 오후 6시-7시30분 사이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참혹한 살인사건이 빰빠 그란데 1963번지에 위치한 한인 동포의 한 개인주택에서 발생했다.
더욱이 이번 사건으로 이재호(38)씨의 아들인 승훈(11), 영훈(10), 재훈(3)군 삼형제가 사건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이 씨의 가정부였던 안또니아 베아뜨리스 바베르(40)씨도 피살을 당했다.
이 날 아이들은 친구 집에서 수영도 하며 놀다가 오후 5시경 집으로 돌아와 식모와 함께 집에 있다가 이런 참변을 당하게 된 것이다.
승훈 형제의 어머니 이성심(35)씨의 증언에 의하면 하루 종일 갈레리아 산또 도밍고 소재 옷가게에서 일을 마칠 즈음 아이들이 집에서 잘 지내고 있나 수차례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아 불길한 예감이 들어 부랴부랴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달려왔다.
집에 도착한 승훈이 어머니는 초인종을 누르고 대문을 열려고 했으나 아무런 인기척도 없고 하여 이웃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이미 승훈군 삼형제와 식모는 싸늘한 시체가 되었고 이를 발견한 승훈이 어머니는 참담한 현실에 넋을 잃고 말았다.
수사당국에 의하면 2-3명의 범인의 소행으로 보이며 큰 아들 승훈군은 목욕탕에서 칼에 찔린 채로 피살됐고, 둘째 영훈군은 침실에서 두 손이 묶인 채 칼에 찔려 피살됐으며, 막내인 재훈군은 침대 위에 엎어진 채로 질식사했고 가정부인 안또니아 베아뜨리스씨는 침실 방바닥에 27군데나 칼에 찔린 채 피살됐다고 전했다.
강도가 절도해 간 금품은 안방 서랍에서 2백만 과라니와 약간의 패물들뿐이며 자세한 피해상황은 수사과정이 진행되면서 밝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씨 가족은 브라질로 이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씨의 부인이 운영하던 옷가게도 얼마 전에 매매하여 몫돈은 가지고 있던 사실을 식모도 알았었다고 피해자 측근이 전해 아마도 가정부와 가정부의 애인이 모정의 계획 하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수사당국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건 당시 브라질에 머물고 있던 승훈군 삼형제의 아버지는 소식을 듣고 급히 파라과이로 달려왔으며 갑자기 당한 자식들의 피살사건을 바라보며 망연자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승훈군 삼형제의 시신은 사건 다음날인 20일(화) 연합교회로 옮겨졌으며 합동장으로 지내기 위해 빈소를 마련했고 현지인, 한인들이 빈소를 찾아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였는데 그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삼형제 합동 장례식 designtimesp=10998>
끔찍한 승훈군 삼형제 피살사건이 파라과이의 매스컴과 고국에까지 뉴스화 되고 세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범인검거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20일 아침 11시에 연합교회에 마련된 승훈군 삼형제 빈소에서는 발인예배가 있었다.
발인예배가 마친 후 승훈군 삼형제의 시신을 모신 운구행렬은 한국학교 교정에 마련된 특별빈소에 잠시 옮겨져 함께 뒤놀던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마지막 작별시간을 가졌다.
끝내 오열을 참지 못하고 한국학교 선생님들이 눈물을 쏟으면서 비통해하자 함께 자리했던 다른 조문객들도 모두 눈시울을 뜨겁게 적셨다.
이렇게 한국학교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장례행렬은 긴 꼬리를 물고 까삐아따 한인공원묘지로 향했다. 다시 한 번 묘지에서는 하관예배를 드리면서 유가족과 친지들이 오열을 토했는데 피어 보지도 못한 어린 넋들은 이렇듯 안타깝게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감했다.


<앞으로 수사방향 designtimesp=11006>
19일 피살된 승훈군 삼형제 피살사건이 금품을 노린 강도의 단순강도 행각은 아니라는 것이 일단 수사당국의 주장이다.
살해방법이 너무나 잔인하고 아무런 반항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단순강도 사건이 아닌 청부에 의한 강도 사건일 가능성과 단순강도가 아닌 것처럼 위장했을 가능성을 가지고 다양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앞으로 2주 뒤엔 브라질로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상황이라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수사당국에 의하면 집 안에서 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밖에서 아무도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면식범이 아니고서는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이 씨 가족과 안면이 있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많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승훈군의 작은 아버지가 용의선상에 올라 공항에서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지만 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인 17일에 멕시코에 입국하여 20일에 출국하였고 파라과이에는 21일에 도착한 것이 밝혀져 일단 무협의 판단을 받고 검찰에서 풀려났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 씨 주변 한국인들 가운데 범인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루머들이 퍼지고 있지만 주변 한국인들은 집에서 일한 가정부의 애인과 이 번 사건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의 방향을 잡아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주파한국대사관은 이 번 사건이 끔찍한 사건인 만큼 조속한 시일 안에 철저하게 수사가 이뤄져서 진범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한국공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혹시라도 파라과이 수사당국이 대충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한다면 우리 공관이 나서서 철저한 사건 규명이 이뤄지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 한인동포들은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생각하고 사건과 전혀 무관한 루머나 헛소문에 동요되지 말고 사건의 정확한 수사진행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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