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전 수순 밟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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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개전 수순 밟을듯
  • 미주중앙일보
  • 승인 2002.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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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케빈 던롭 대위가 이라크 접경 쿠웨이트 사막에서 4일 벌어진 실탄사용 훈련 도중 전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

미국이 ‘이라크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선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미국이 대 이라크전 개시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싱턴 타임스 인터넷판은 행정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도록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선언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이 문제와 관련, 행정부내 사정에 정통한 관리들은 “이것은 ‘중대한 위반’ 선언이 될 것이며 전쟁을 위한 대의로서가 아니라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가 더욱 많은 일을 하도록 주의시키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외신들은 미국의 이러한 선언이 이라크와의 전쟁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은 ‘안보리 결의 위반’ 선언을 행정부내 매파가 유엔 사찰단의 의지와 능력을 폄하하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는 의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와중에 조지 W.부시 대통령이 5일 이라크 정부의 부인과 유엔 사찰단의 적발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는 ‘확고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행정부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콜롬비아를 방문중인 4일 이라크 문제가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국제사회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에 합의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한편 애리 플레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5일 부시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만약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고 있음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리고 확고한 근거가 없다면 그렇게 분명하게 단언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혀 미국이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등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행정부 관리들은 ‘중대한 위반’ 선언은 이라크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자체적으로 확인된 정보가 이라크가 7일 제출할 대량살상무기 보유 실태 보고서에 언급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들은 행정부가 유엔 사찰단에게는 알리지 않은 이라크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보류해왔으며 이 정보의 대부분은 이라크가 은닉한 생화학 무기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들은 1천8백갤런 이상의 탄저균 포자 은닉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에서부터 이라크의 핵무기 제조 노력에 대한 다소 덜 구체적인 정보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4일 “미국은 지금 이라크를 식민화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할 결심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라크는 이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있다”고 강경한 어조로 천명했다.

아지즈 부총리는 이날 ABC 방송 나이트라인 프로그램에서 테드 코펠 앵커와 가진 일문일답 회견(당일 사전녹화)을 통해 “전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기적일 것”이라며 “문제는 이스라엘과 석유이며, 이것이 바로 미국의 정책 뒤에 감춰진 두가지 주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임상환 기자
입력시간 :2002. 12. 05   1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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