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으로 간 혁명가들 (서평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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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으로 간 혁명가들 (서평기사)
  • 강국진
  • 승인 2003.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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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명의 한인들이 모여 살았던 만주와 연해주는 초기 이민사뿐만 아니라 항일독립운동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지역 가운데 하나였다. 이곳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벌어진 항일전투 과정에서 수많은 영웅들이 생겨났지만 분단과 냉전의 와중에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
이 책은 만주와 연해주에서 항일운동에 매진했던 혁명가 9명을 다루고 있다. 이들의 행적을 통해 만주·연해주 초기 이민사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정이형, 김혁, 이범진, 최재형, 김경천, 박정훈처럼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을 여러 해에 걸친 자료수집과 답사를 통해 발굴해 소개했다. 특히 연해주를 항일운동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복권한 것이 돋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1909년 이토오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이 사실 연해주에서 활동하던 의병장이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사실 이토오 히로부미 저격 역시 러시아지역 한인의병운동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사건이었다. 안중근의 경우 연해주 독립운동단체를 아우른 '동의회'의 일원이었다. 1908년 결성된 동의회는 전 간도관리사 이범윤, 연해주지역의 한인 지도자 최재형, 최초의 주러공사 이범진 등을 중심으로 러시아지역에 있던 모든 항일운동세력이 결합한 단체였다. 1908년 국내진공작전을 주도한 것도 바로 이 동의회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1930-40년대 인물들을 이 책에서 전혀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30-40년대 만주와 연해주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혁명가들은 해방 후 북한 정권 성립의 주역이었다. 분단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이 지역 재외동포사회 형성사를 잇는다는 점을 감안해서라도 30-40년대를 다룬 후속작을 기대해 본다.
박환 지음, 국학자료원, 2003년4월 펴냄.
강국진 기자
(4.4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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