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포영화제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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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포영화제에 부쳐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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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때에 절은 군복을 입은 병사들 밖에 없어야 할 전장에 사복 차림의 젊은 여성들이 있다. 더욱이 그 여성들은 한국말을 하고 있다. 일본군의 성노예 생활을 한 여성들, 정신대 또는 종군 위안부라 불리우는 여성들이다.

재일동포 영화감독 황보강자씨는 이 종군위안부들이 나오게 된 배경이며 실태, 그리고 보상 문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고 있다. 45분 짜리 다큐의 제목은 ‘그래도 살아왔지.’ 함의가 깊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대통령 부인 에비타 페론은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 했다지만 우리의 이민 친구들은 ‘나를 위해 울고 있니요? 아르헨티나’ 하며 자신들의 흔들리는 정체성과 격고 있는 소외감을 토로 하고 있다. 93분 짜리 이 다큐 필름은 아르헨티나 이민자인 배연석씨가 만든 작품이다.

제1회 재외동포 영화제가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7백만 재외동포의 문화역량을 펼치고, 영화를 통해 재외동포의 역사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동시에 재외동포사회와 모국간의 활발한 문화네트워크를 만들어 간다는 취지아래 기획된 영화제다. 이처럼 좋은 뜻에서 출발한 이번 영화제가 꼭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를 기원한다.

요즘 시대에 있어 영화야 말로 예술 장르나 여가 선용의 오락 범주를 넘는 종합 문화 상품인 동시에 산업이자 문화 전달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등장해 있다. 이번 해외동포 영화제에는 6개국 12편의 영화가 선보이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에는 앞서 언급한 동포 영화인이 만든 민족 문제를 주제로 한 작품을 위시해 북한 작품도 포함돼 있는데 그 제목들만 살펴 봐도 내용을 가늠하게 하면서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재외동포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직 우리의 해방은 오지 않았다.’ (한국) , ‘연변에서 왔습네다.’ ‘이제부터’ (일본) 재식민화된 쾰른(독일) 조선의 어린이 (1954년 일본), 해녀 양씨 (2004 일본) 홍길동(1968, 북한) 45% 한국인(벨기에) 등이다.

이번 영화제는 그동안 동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온 지구촌동포연대가 주최하고 있으며 재외동포 재단, 통일부 등의 정부 기관 부처가 후원하고 있어 민관 협력 사례의 바람직한 모델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픽션과 넌픽션을 막론하고 제7 종합예술 이라는 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니 뭐니 해도 관객이다. 관객이 없으면 그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영화제가 열리는 서울 명동 입구 청소년 수련관에 관객의 물결이 넘쳐 나기를 기대한다. 

문의 및 연락처 (706-5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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