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민 40년 아르헨 동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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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민 40년 아르헨 동포사회
  • 박채순
  • 승인 2005.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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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동포사회가 이민 40주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차카부코 공원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40 년 전 화물선을 타고 신세계를 찾아 부산항을 떠난, 첫 이민단 78명이 55일 만에 부에노스아이레스 항에 도착한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이날 행사에는 우리 동포들이 마련한 한 마당의 한국문화 잔치를 벌였다.

한국의 부채춤, 태권도ㆍ십팔기 시범, 한복 콘테스트 등 많은 볼거리와 현지 유명가수와 한국에서 찾아간 가수들의 무대 등 한국 문화와 예술을 현지인에게 뽐내고 한인들의 단결을 과시한 날이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궁에서 기마대를 보내 행사를 도왔고, 대통령과 외무부에서는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에서는 이 공원에 한인 이민을 기념하기위한 위한 기념비를 제막하였다. 물론 당일 행사에는 현지인들의 민속춤인 가우쵸와 탱고 공연 팀이 찾아와서 한ㆍ아 양국 국민들의 든든한 우정을 과시했다.

우리는 한인 재외동포사(在外同胞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재아 동포사회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이번 행사를 성공리에 치른 데에는 무엇보다도 더 아르헨티나 교민사회의 단결에 힘입은 바 크다.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쾌척하였으며, 바쁜 일과 속에서도 많은 동포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준비했다.

한국대사관의 최양부 대사와 또 먼 길을 찾아가 행사를 빛내준 문화관광부 장관, 재외동포 이사장의 물심양면의 지원도 크게 기여를 하였음은 물론이다.

아르헨티나 동포사회는 이번 행사 외에도, 1992년8월15일 당시 메넴대통령이 참가하였던 페로까릴 운동장에서의 체육행사, 1995년의 나무꾸라 공원의 이민30주년행사, 2001년 빨레르모 공원을 가득 메웠던 한국문화주간 행사 등 한민족의 혼을 잃지 않고, 수차례의 굵직한 문화ㆍ체육 행사를 실시하여, 훌륭한 한국 문화를 현지인과 후손들에게 선보이곤 했다.

이주 40년을 맞기까지 재아 동포들은 지구 반대편의 낯설고 물 선 곳의 정치, 경제,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크고 작은 도전과 차별 및 편견 등의 온갖 난관에 맞서서, 한민족의 끈기와 지혜를 갖고 오늘과 같은 훌륭한 교민사회를 이루었다. 이번 행사를 축하하기 위한 양국 정부와 관계기관의 지대한 관심은 재아 동포의 가치를 크게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이다.

재아 동포들은 중국, 구소련, 일본의 동포들처럼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고난은 겪지 않았더라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오늘까지 오는 동안 어려운 고비들을 넘기곤 하였다. 앞으로도 발전된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이루었던 기반 위에 더욱 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재아 동포사회는 이번 행사를 즈음하여 40년 동안에 쌓은 기반과 성과를 진단하고,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의 또 다른 40년을 위한 성찰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비록 조국과 멀리 떨어져 있으나 한민족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통일과 성숙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함께 고민할 뿐만 아니라, 인류애와 여유를 갖고 품어준, 현지 아르헨티나에서의 모범적인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도 다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한 국가와 민족의 장래는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들의 것이라고 생각할 때, 아르헨티나의 동포들은 40주년 동안에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재도약할 때다.

이제까지 축적된 힘과 지혜를 모아, 신자유주의 시대의 무한 경쟁 국제 사회 환경에서 더욱 우뚝 서는, 한민족공동체의 든든한 일원으로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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