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부순말 재일본 대한민국 부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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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부순말 재일본 대한민국 부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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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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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지역사회 봉사활동 펼칠 것"
2005/11/09 14:55 송고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앞으로는 양로원 등에서 사회복지를 위한 봉사
활동을 활발히 펼쳐 지역에서 더욱 존경받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주최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하는 제5회 비추미여성대상 특
별상에 선정된 재일본 대한민국 부인회의 부순말 회장(67)은 9일 시상식에 앞서 가
진 기자간담회에서 활동방향을 이렇게 바꾸겠다고 밝혔다.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민단) 산하 단체인 재일본 대한민국 부인회는 현재 일본
내 45개 지방본부와 326개 지부에 약 20만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한국전쟁, 서울올림픽, 외환위기 등 고국에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물품 구호와
모금운동을 폈고 외국인 지문날인 철폐 운동, 지방 참정권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이번에 상을 받게 돼 고맙고 영광스럽습니다. 동포들이 일본보다 한국이 잘 살
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동안 조국을 많이 도왔는데 그런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 돌
아가서도 상을 받았다고 자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인회는 1950년대엔 고아원을 도왔고 1982년 일찌감치 역사왜곡 항의 집회를
열었으며 서울올림픽 유치 결정 이후에는 20만 회원이 '10엔 모금운동'을 펼쳐 221
억원을 전달했는가 하면 올림픽 경기장과 국내 관광지에 화장실을 설치하기도 했다.

"올림픽 유치가 결정됐을 때는 재일동포들이 막 울었어요. 그땐 내가 먹을 게
없어도 올림픽은 성공시켜야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모금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부인회 활동방향을 바꾸려 한다.

부 회장은 "우리나라도 성장했으니까 일본 내 차별을 꼬집는다기 보다 회원들이
살고 있는 326개 지부마다 인근 양로원을 찾아 복지활동을 하려 한다"며 "우리 치마
와 저고리를 입고 우리 노래와 춤을 통해 한국 문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선 적은 돈이라도 몇십 년 꾸준히 저금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만큼 10년, 20년 이런 활동을 계속해 좋은 평을 듣도록 노력하겠다"며 "(일본을) 나
쁘다고 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들어가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인회는 6년 전부터 캔 뚜껑 고리를 모아 휠체어를 구입, 필요한 장애인에게
주는 사업도 하고 있다.

1969년 결혼 후 일본에서 살고 있는 부 회장은 "차별을 받으면서도 국적을 버리
지 않았던 것은 애국심 때문"이라며 "일본 국회의원에게 재일동포의 인권문제를 제
기할 때도 한국인이라고 차별하면 국적은 절대로 못 버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부 회장은 "일본에서 세금 내는 것을 비롯해 의무는 다 하고 있는데 그 정도의
권리는 주어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재일동포들이 지방의회 등을 통해 지방
참정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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