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두 주인 섬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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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두 주인 섬길 수 없다
  • 신성준
  • 승인 2005.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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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청이 설립된다면 해외 공관에서는 외교부와 동포청까지 섬겨야 하느냐…….
본지 기자는 얼마 전 변대호 총영사(주러한국대사관)와 함께한 자리에서 재외 동포정책에 대해 몇 가지 들어본다.

총영사는"두개의 Head(머리)를 놓고 "두 주인을 섬겨야 하는 것"인데 동포청 신설은 반대 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는 재외동포기본법(안) 공청회에서 이화영의원은 재외동포재단을 동포청으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대통령 직속의 재외동포위원회 설치를. 두 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 발의 예정을 앞둔 가운데 해외 공관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총영사는 ▶"재외동포재단에서 동포청으로 나간다면 전 세계 한인회를 진두지휘할 것 아닌가. 현재 상황으로 본 재외동포재단은 이제 걸음마 단계로 부족한 점이 많다. 전문 인력도 없는 상태에서 내실을 충실히 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해외에 파견된 코트라를 볼 때 참 잘하고 있듯, 재단은 외교부 산하에 두고 코트라와 같은 모델로 사업을 전개하돼 정치적 성격은 외교적 마찰로 곤란하다"며 동포재단의 진로까지 제시해 주었다.

또한 동포사회의 ▶"한인회는 좋은 행사와 많은 역할들을 해 낸다.그러나 본인이 여러 나라를 돌면서 느낀 점은 몇몇 한인회가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안든다.한인회는 하나의 친목으로 조직된 단체로서 봉사의 성격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회장의 경우 국내에 다녀오면 목에 힘을 주는 모습이 그렀다"고 표현 했다.

아울러 우리 공관의 속사정도 있다▶"공관에서 영사 업무는 참 힘든 부서다. 그중 영사부의 인원부족으로 법무관과 외사관이 영사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 자기 부서의 직원이 3~4백 명씩 있었던 부처에서 최소 기관장을 지냈던 분들인데 현지 공관에 파견되면서 서류를 들고 뛰어야 하는 어려움을 동포들은 알리가 없다"고 영사 관계자가 전했다.

총영사의 위같은 발언은 외교부 논리와 같은 내용이다. 그러나 동포들의 입장에서는 동포 전담부서인 동포청에 마음을 두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수 있다. 공관의 영사업무에 한계가 있고 더 더욱 동포전문가도 없는 상태에서 동포들의 고충은 뻔한 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전문가로 조직된 외교관은 외교 활동에 주력하고 동포전문가는 동포청에서 구심을 이루어 국익에 최선을 다 하는 모습들이 동포들의 바램일지 모른다.
모스크바=신성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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