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정치적 위상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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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정치적 위상 높이자”
  • 김영근
  • 승인 2005.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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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장 발언대] 워싱턴 편

   
▲ 김영근
워싱턴 한인회장

△서울생 49세. 경기고 성균관대 졸업 △82년 미국 이민 △87년부터 부동산업에 종사 △버지니아주 애난데일의 한인상인연합회 설립주도 초대 회장 역임 △31, 32대 워싱턴 한인회장
한인 이민 사회가 큰 발전을 이루었다. 양적으로만 팽창한 것이 아니라 질적인 수준에서도 이젠 본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이민 1세대들은 그들의 성실함과 자기희생을 통하여 새로운 땅에서 경제적 기반을 다져왔으며 사회, 문화적 통일체를 형성해왔다. 그들의 자녀들인 이민 1.5세나 2세들의 주류 사회 진출도 나날이 진보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민사회의 양적, 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이민 사회에는 뭔가 빠져버린 듯한 빈 공간이 아직도 남아있다.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이 너무 협소하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미국 주류 사회에 미치는 한인들의 정치력은 그야말로 걸음마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다. 우리 한인들은 이민 사회의 생활 주변에서 벌어지는 각종 정치 행사에 참여하는 일도 거의 없는 지경이다. 쉬운 예로 지역 사회에서 열리는 정책의 씨름장인 각종 공청회에 참여하는 한인들이나 한인 단체들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정치, 행정의 도시 워싱턴 지역의 한인회장으로서 이는 가슴 아픈 일임을 날마다 체험한다. 지역 한인들을 위한 크고 작은 사업들이나 행사들을 계획하고 시행해 보면 가끔 뜻하지 않은 걸림돌이 생긴다.

한인 이민사회의 지원과 협조로 해결할 사안들이면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겠으나 때론 한인들의 정치력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령 한인들을 위한 좋은 사업들을 발굴하고 시행하는데 있어 필요한 정부 단체들의 지원을 받아내는 일이나 큰 야외 행사를 위해 장소를 빌리는 일 등등에 있어 한인들의 정치력은 이들 사업이나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들에게 있어 차에 기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뛰고 부딪혀 뭔가 일을 이루어보려고 아우성쳐도 뒤를 받쳐줄 힘이 없으면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럴 때마다 수고하는 일손들을 다독거리며 돌려보내고 돌아설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을 구두에 떨구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다. 더 이상 주류 정치 현장에 침묵으로만 대응할 수는 없다.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고 마땅한 행위를 보여줘야 한다. 뒤에서만 수군수군 거릴 수 없다. 지역 정치인을 만날 자리가 있으면 달려가서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자.

선거가 있는 곳이면 선거장에, 공청회가 있는 곳이면 공청회장에, 지역 사회의 행사가 있으면 행사장에 우리의 얼굴을 내밀어보자. 그것조차 할 기회가 없으면 하다 못해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벌이는 각종 행사에 도우미로라도 참여해보자.

꼭 말을 통한 참여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니 언어장벽에 눌려 참여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도 없다. 그저 몸만 정치 현장에 담아두어도 참여로서 큰 효과가 있다. 몸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주류 사회의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는 한인 이민 사회가 제2의 도약을 기약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나만의 결론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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