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민족문화 보급운동 펼치는 고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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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민족문화 보급운동 펼치는 고려인
  • 연합뉴스
  • 승인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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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러시아 연해주 파르티잔스크  고려인민족문화자
치회 블라디미르 세르게이비치 김(78) 명예회장이 '연해주의 고려인들'이란 책을 이달 말 출간한다.

    러시아어로 쓴 250쪽의 이 책은 러시아 정부로부터 노동훈장을 받은 안나 박(80)
, 경제학박사 최인수(81), 사업가인 블라디미르 그레고리비치  박(78),  우수리스크
고려인협회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김 회장 등 고려인 100여 명과 고려인의  재이주를 도운 브시카레오프(62) 등 러시아인 5명의 경력과 활동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21일 "책에는 연해주 고려인들의 생생한 역사와 자료가 실려있다
"며 "단절된 민족문화 보급과 전세계 재외동포들이 연해주 고려인 중에도 훌륭한 인
물이 많다는 것을 알리려고 책을 냈다"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또 "이 책을 한국어와 영어로 출간해 국내외에 소개하고  싶지만
재정적으로 어려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출판사나 관련 단체들의 도
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책 출간과 함께 김 명예회장은 러시아 민족영웅인 고려인 알렉산드르  파블로비
치 민의 동상 건립과 추모공원 조성 기금마련을 위해 뛰고 있다.

    알렉산드로 파블로비치 민은 대학졸업 후 한인학교에서  러시아어를  가르쳤고,
지난 37년 카자흐스탄 아랄스크시로 강제 이주하였으며, 41년 군에  입대해  장교로 복무했다.

    그는 한인들 중에선 유일하게 2차대전에 대위로 참가 독일과의 전쟁에서 모범적
인 작전 임무를 수행, 레닌훈장과 '황금 별' 메달 그리고 옛 소연방 영웅 칭호를 받
았으며, 지난 56년 사망했다.

    김 명예회장은 "고향인 쉬코톱스키에 동상을 건립하려고 세르게이 다르킨  연해
주 주지사를 찾아가 설득해 허락을 받았지만 연해주 한인민족문화자치회 등  한인단체 힘만으론 사업추진이 어렵다"며 "한국 정부나 기업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파르티잔스크 고려인문화센터 명예회장이기도 한 김 회장은 "지난해  문화
센터가 개원해 한글학교와 전통문화교실, 컴퓨터 교실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내부수리와 시설미비로 문화센터로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려인 후손들의 민족문화 보급운동에 앞장서 온 김 명예회장은  "파르티잔스크
지역에 이어 인근 아르좀시의 문화센터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해주 올긴스키 라이온에서 출생한 김 명예회장은 10세  때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이주되어 그 곳에서 대학을 마치고, 소연방 농업국에서 일했으며, 지난 80년 페
르가니아주 농업관리국 책임자를 끝으로 정년퇴임했다.

    30년 이상 농업기술 부문에서 일해 온 그는 연방 정부로부터 2개의  노동훈장과
3개의 영예훈장을 받았으며, 지난 89년 연해주로 재 이주해 파르티잔스크  한인민족 자치회를 조직하고, 블라디보스토크 등 인근 도시의 자치회 설립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99년 전 러시아 연방 한인대회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된 김 명예회장은 한국
과 북한에도 업적이 알려져 몇 차례 초청되기도 했다.(사진있음)

    ghwang@yna.co.kr

(끝)
송고일 : 200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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