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진실을 찾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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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진실을 찾기 위해
  • 김제완기자
  • 승인 2005.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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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발행되는 고려일보는 재외동포사회에서 발행되는 신문중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신문은 오랫동안 전설처럼 그 명성이 전세계 동포사회에 전해져왔다. 80년대 운동권 출신 한 인사는 고려일보의 본이름 “레닌기치"를 들으면 가슴이 뛴다고 말한다. 기치란 깃발의 한자어인데 “레닌의 깃발”이라고 해석되면 당시 국가보안법이 살아있던 한국에서는 강력한 함의를 갖았다.

그처럼 소문 속에 가려져있던 고려일보를 기자가  만난 것은 2002년 11월이었다.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재외동포기자대회에 고려일보 편집국장이 참석했기때문이다. 남산골 딸각발이를 연상시키는 김성조 편집국장의 올곧은 품성은 당시 대회에 참석한 동포기자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돼 남아있다.

김국장은 기자대회에 참석한 동포기자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김대중대통령과 함께한 자리에서 길이 가슴에 새겨야할 법어같은 말을 남겼다.  "한줄의 진실을 찾기 위해서 사흘 밤낮을 걸었다"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해 기자가 나가야할 길을 제시했다.

이 말은 곧 큰 반향을 얻었다. 인터넷을 통해 설흔줄의 ‘진실’을 단지 십분만에 찾아내는 시대를 사는 기자들에게 찬 우물 물처럼 각성시키는 힘이 있었다. 헐값으로 진실을 얻어내는 시대에 그의 말은 우뢰처럼 들렸다.

그뒤 만들어진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에 이 말은 정신적인 기둥이 됐다. 존경할만한 선배가 없는 시대에 그래서 늘 존경할 만한분이 그리워지는 시대에 김성조국장은 동포기자들에게 정신적인 사표로 남아있다.

그가 몇해전 고려일보 편집국장을 사직한 뒤 올해 환갑을 맞는다. 카자흐스탄에서 후배기자들이 중심이 돼 기념 문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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