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24시] 문화원에 서운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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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4시] 문화원에 서운했나요?
  • 미주중앙일보
  • 승인 2005.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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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회 특집부 차장
LA한국문화원이 2004년 6월 29일 재개관하고 1년 3개월. 한인 문화계 일각에서는 볼 맨 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대관료. 또 하나는 한인 문화계에 거리를 두는 게 아니냐는 서운함이다.

타운의 한 문화계 인사는 최근 행사를 열기 위해 문화원에 연락했다가 대관료가 적힌 팩스를 받고 화가 났다.

"전에는 무료였다. 청소비 정도만 내면 됐고 시간도 큰 상관이 없었다."

서운한 건 한인 미술계도 마찬가지다.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의 협회전의 경우 예전엔 4주를 대관해 줬는데 2주로 줄었으니 그렇게 느낄만 하다.

대관료? 있다. 평일 오후 5시 이전엔 300달러를 받고 오후 5시 이후엔 500달러 토요일엔 700달러를 받기로 정했다. 이것도 최근엔 200달러씩 올렸다.

대관료를 받기로 정한 문화원에도 이유가 있다. 상업용 건물주의 항의도 있었고 한국 정부의 사례에 준해 정했다는 입장이다.

이 모든 것은 재개관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사실 문화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국 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는 것이다. 문화원이 대대적으로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도 이 목적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는데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였다.

문화원이 재개관과 주류사회 홍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아시아에서 일었던 한류가 있다. 이전과 달리 문화홍보에 필요한 물적 토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체계를 갖추고 운영하기로 한 듯하다. 대관료를 정하고 대관신청이나 계약을 문서를 통해 하겠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재개관을 기점으로 문화원 운영은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원칙을 세우고 한국문화를 알리겠다는 것이다. 알음알음으로 문화원을 이용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화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LA에서 한국문화원이 현실적으로 주류사회 만을 대상으로 하기는 어렵다. 가장 많은 한인들이 사는 LA에 있기 때문이다.

대관료 문제를 제기했던 인사는 "문화원이 자체행사만 한다. 한인 행사는 거의 없다. 한인 행사 취재를 위해 문화원에 간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문화원의 통계를 보면 이 말은 사실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2005년 전시실 대관 통계를 보면 한인관련이 5건 한국초청이 5건 주류사회와 연계된 행사가 7건이다. 한인행사가 거의 없다고 느껴진 것은 심리적인 이유가 크다.

한인들의 문화 행위를 자신의 문화를 보존하고 가꾸는 노력으로 보면 이는 문화원과도 연관이 있다. 현실적으로 문화원이 도외시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심리적인 거리가 왜 생겼는 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원칙을 지키면서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은 구하자.

힘든 일이지만 어색한 거리감으로 남아있는 것보다는 나아 보인다.



신문발행일 :2005. 10. 05
수정시간 :2005. 10. 4 19: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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