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류자명 자료집 연변서 곧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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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류자명 자료집 연변서 곧 출간
  • 중앙일보
  • 승인 2003.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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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혁명가' …김구·신채호와의 교분 담아

일제 강점기 중국에서 활동했던 한국인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들에 대한 자료 발굴.조사가 중국 옌볜의 조선족 지식인 사회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옌볜대 김병민 총장을 비롯해 권철 옌볜대 교수와 류연산 옌볜 인민출판사 종합편집부장 등은 발굴작업의 대표적 결실로 '아나키스트 류자명 연구자료집'을 조만간 옌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자료집의 주인공인 아나키스트 류자명(柳子明.1891~1985.사진)은 1920년대 초부터 중국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김구.이회영.김창숙.신채호 등과 함께 활동한 독립운동가였다. 중국에 있던 그의 유해가 지난해 고국으로 돌아와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된 바 있다.

류자명 자료집에는 류자명의 친필 한문 회상기를 비롯해 김구.신채호 등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글과 편지, 그리고 파금(巴金) 등 중국 작가들에 대한 그의 논평이 실린다. 또 농학자이기도 했던 류자명의 농업 관련 논문도 살펴볼 수 있다.

김병민 총장은 신채호를 연구하면서 류자명에 관심을 가지게 돼 80년대부터 그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왔다. 김총장의 자료와 중국에 사는 류자명의 후손 소장 자료, 그리고 당시 중국 신문과 잡지에 실린 기사 등이 이번 자료집의 바탕이 됐다.

류자명에 대한 평전도 준비하고 있는 류연산씨는 "독립운동사에서 류자명의 위치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아나키스트들의 행적을 연구하는 산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작업은 중국 지린성 옌볜인민출판사가 주관하고 '한국.중국조선족문화예술인후원회'(회장 이상규)의 지원 아래 4년째 진행 중인 '조선족 문화유산 발굴사업'의 일환이다.

2000년에는 룽징에서 활동했던 저항시인 심련수(1918~45)의 시 3백여편을 발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상규 후원회장은 "잊힌 역사를 복원하는 일에 한국의 지식인들이 좀 더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배영대기자 - 2003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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