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은 외국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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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한국인은 외국인! 3
  • 장혜진
  • 승인 2005.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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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한국인의 품위, 요식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말한다.
마닐라서울은 지난 523호, 524호 ‘필리핀에서 한국인은 외국인’이라는 주제로 필리핀에서 한국인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한국관광객을 중심으로 지켜야 할 예의와 품의에 대한 인터뷰를 가져보았다.
인터뷰를 통해 대다수 한국인들은 즐거운 관광을 하고 가거나 필리핀현지인들을 측은이 여겨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는 반면 몇몇 한인들로 인해 한국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례들 또한 늘어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광객들을 포함해 필리핀에서 한인사회를 고스란히 알수 있는 요식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이들이 바라보는 한국인의 예절과 품위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마닐라소재 KP 2 레스토랑에서 지난 8월 23일 마닐라에서 요식업하는 한국인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다. 이날 총 10개의 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인으로써 가져야 할 예의와 품의 및 자랑스러운 한국인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 이들의 말을 들어보자.

♦ 현재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의 수는? (1일 기준)
- 고객 수를 말씀하기 전에 이 점을 먼저 아셔야 합니다. 저희들은 필리핀현지인, 필리핀에 사는 한국인, 필리핀을 방문하는 관광객으로 구분되어 손님을 받기 때문에 어떤분은 필리핀 현지인들을 중심으로 필리핀인들이 주로 먹는 음식을 내놓는 반면 어떤분은 필리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메뉴를 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중 관광객 수가 가장 많지요.. 하루에 오는 분들이 많게는 200명~300명, 적게는 80~100여명 정도 되겠네요.

♦ 굉장히 많은 수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다른 외국 손님과 한국손님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것들이 있을까요?
- 저희가게에는 60%가 중국인, 필리핀 현지인이고 40%가 한국인입니다. 중국인과 필리핀 현지인들은 첫째로 조용하고 둘째로 매너가 깍듯해요. 그리고 세번째로는 자기 입맛에 음식이 맛이 있던지 없던지 간에 음식을 다 먹고 난 다음에는 잘 먹고 간다며 아주 고마워합니다. 외국손님이 한국손님보다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한국손님들은 필리핀 웨이터들을 깔보는 경향이 있어요. “야! 너 김치 가져와~” 라던지 맛이 있네, 없네 하며 계산하실 때 트집을 잡는 분들이 많습니다.
- 외국인들은 (필리핀 현지인을 포함) 필리핀 종업원을 한 인격체로 대합니다. 한국인은 자기보다 낮은 신분이라고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 한국인들은 칭찬에 약한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는 반면 안 좋은 일이라면 “사장 오라 그런 라며 큰소리로 호통치는 경우이지요. 반면 외국사람들은 사소한 일이라도 칭찬을 하거나 좋은 조언을 해줍니다. 안 좋은일이라면 왜 그런지 논리적으로 물어보지요.

♦ 같은 한국인으로써 이런 점은 자랑스럽다 라던가, 인상깊은 한국인을 만난 적이 있다면?
- 효도 관광 온 관광객들이 있었습니다. 늙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음식 하나하나 떠 먹여 주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고 마음이 뿌듯했죠. 필리핀 종업원들로 하여금 존경심도 심어줄수 있는 계기었던 것 같습니다.
- 굳이 좋은 일을 안해도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는 손님을 보면 저희 또한 마음이 따뜻해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 삼가 했으면 하는 예의사항이 있나요?
- 앞에서도 말했던거와 같이 “야! 빨리 가지고 안와?” 라는 등의 무례한 말은 삼가합시다. (이런경우, 거의 한국 교민이다.)
- 큰소리 내지 맙시다.
- 여성분들은 야하게 옷 입고 다니지 맙시다. ( 짧은 팬츠, 미니 스커트, 스파게티 등등.. 특히, 필리핀에서 공부하는 여학생들이 야한 옷차림으로 돌아다니다 사건사고 당하는 경우가 많다.)
- 과다한 음주는 삼가합시다.
- 신문, 잡지 잘게잘게 찢거나 구기거나 하지 맙시다.
- 흡연 장소가 아닌 장소에서 흡연하지 맙시다.

♦ 필리핀에 사는 한국 교포 혹은 관광객 중 추태나 꼴불견한 일이 있다면?
- 몇일전에 이런일이 있었죠. 레스토랑 안에서 어떤 한국남자가 술에 취해 윗웃도리를 벗더라구요. 벗으니 무슨 용문신이 잔뜩 있는데 그 상태에서 밖에 나와 필리핀 레스토랑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난리를 피웠습니다. 결국 경찰서에 잡혀가게 되었는데 그후에 일은 모르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창피스러웠습니다.
- 할아버지뻘 되는 한국 남자가 필리핀 젊은 여자 데리고 와서 그것도 레스토랑 한쪽 구석에서 강도 높은 스킨쉽할 때 정말 꼴불견이죠.
- 조기 유학생의 경우, 10대인 것 같은데.. 밤에 음주로 인해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잘은 모르지만 이런 생각 하게 되죠. 한국에 있는 저 학생의 부모는 과연 알고 있을까? 부모들이 고생해서 보내준 돈으로 저렇게 흥청망청 쓰는걸 보면 내 자식은 아니지만 가슴 아픕니다.

♦ 필리핀에 사는 한국인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뉴스나 신문을 보면 유럽, 호주, 미국 등 선진국에서 한국인들은 그나마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필리핀은 ‘후진국’이라는 이미지 하나로 무시하거나 아무렇게 행동해서 생기는 일들이 대다수입니다. 선진국에서 했듯이 여기서도 예의정도는 지키고 살았으면 합니다.

필리핀 호텔 담당자들부터 가이드들, 요식업에 종사하는 분들까지 한국인이 삼가했으면 하는 공통점이 있다. 큰소리 치는 것, 반말 혹은 욕을 포함한 상스러운 말들, 무시하는 행동, 과다한 음주..
이제부터라도 필리핀에 오는 관광객이든 사는 한인 교포든 간에 새로운 결단, 새로운 출발을 할 필요한 때이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처럼 어떤 계기로든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시작하면 그날, 그 시간부터 한국인으로서 새로이 태어나고 한국인의 이미지는 다시 시작 된다.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과 말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머지않아 더 아름다운 필리핀에서의 한인사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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