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봉사, 나누는 사람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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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과 봉사, 나누는 사람들 2
  • 장혜진
  • 승인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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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는 민경인씨

오후 민경인씨와 정효진씨와의 약속을 위해 찾은 그곳 UP대학내 ROMULO HALL의 ASIAN CENTER로 향했다.
UP가 이렇게나 넓었나 한참을 헤매고 있던 중 도로 옆에 도로 옆에 환한 미소로 마중을 나와있었다.
ASIAN CENTER에 위치한 민경인씨의 교실에 들어서자 둥근 원탁 테이블 주위로 프로젝션을 비롯한 한국어 교육을 위한 교자재와 책으로 빼곡하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5년간 근무하면서 가르친다는 것이 재미있는 일이지만 반면, 똑같은 일의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던 중 뭔가를 배워보고 싶어 한국어를 외국어로 접근하는 교사과정이 있어 공부하던 중 우연히 KOICA를 알게 되어 지원하게 되었다는 민경인씨
이곳 필리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분류이다. 하나는 한국어를 매일 접해야 하는 한국에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거나 한국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 분류는 UP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처럼 학문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다. 이곳 ASIAN CENTER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후자인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수업을 통해 때로는 책으로 열심히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리랑 T,V나 한국 드라마, 영화에서 접하는 한국어, 특히 같은 말인데 전혀 다른 의미로 쓰여지는 한국어를 접하고는 찾아와 한국어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 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이처럼 오랜 세월 힌국에서 생활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미묘한 느낌의 차이를 설명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마음이 다 똑같으시겠지만 어려운 언어를 배움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는 학생을 볼 때 그리고 잘 못하지만 배운 한국어를 표현하려고 노력할 때 힘이 쏟습니다."
하지만 낯선 문화를 가진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만이 아닐 것이다.
약속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다라고 깨달기 까지 힘들었다. 혼자 화도 많이 내봤지만 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적응이 되는 것 같다고 한다. 지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냥 그러려니 하는 필리핀 사람이 다 되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시간개념은 수업 시간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는다. 첫 수업 날 오후 5시 시작인 수업시간에 두 명의 학생만이 왔다고 한다.
하지만 5시 정각이면 몇 명의 학생이 왔건 상관없이 수업을 시작했고 그렇게 한달 즘 시간이 흐른 후 5시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늦지 않고 왔다고 한다.
"한국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일을 하는 동안 끈임 없이 생기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왜 영어를 배울까? 저렇게 어린 아이들에게 까지 영어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직접 필리핀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나서부터 '필요하기 때문에 배운다'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 우리가 영어를 왜 배워요 라는 질문을 했을 때 '그건 필요하기 때문에 배우는 거다. 다른 많은 나라사람 들도 너희와 똑같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서로의 의사소통을 위해 배우는 것이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UP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는 정효진씨

아시안센터에서 민경인씨와 한참 대화를 나누던 중 문을 빼곡히 열고 정효진씨가 들어왔다.
정효진씨가 처음 KOICA를 알게 된 것은 워킹비자로 호주에서 지내던 중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한다.
한번 꼭 도전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KOICA의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대학을 졸업해야 자격이 주어진다는 얘길 듣고 잠시 뒤로 미루기로 했다고 한다.
졸업 후 남들과 같이 취업을 하기도 했지만, 젊었을 때 무엇인가에 도전해 보고 싶었고 그러던 때에 잊고 있었던 KOICA에 지원을 했고 필리핀으로 발령이 났다고 한다.
필리핀에 온지 7개월째인 정효진씨는 민경인씨와 같은 UP건물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대부분의 학생들은 젊은 사람들이기 보다는 만학의 학구열을 불태우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파리의 연인'이나 '풀 하우스'와 같이 필리핀 전체를 강타하고 있는 한국드라마 신드롬에서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거나 혹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일을 하는 직장인들 예를 들면, 영어선생님,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거나 또는 한국관련 일을 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일주일에 한번 밖에 없는 수업은 학생들이 원해 쉬는 시간 없이 3시간 강행군 하는 지고 모른다. 하지만 수업이 시작되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학생들의 배우려는 의지는 강하다 한다.
"필리핀은 본받을게 많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직업이 교사인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오후 3시 수업을 마치면 오후 5시인 한국어 수업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먼 길을 달려 이곳 까지 서둘러 옵니다. 이 학생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기개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려 하는 삶의 방식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삶의 자세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쓸 줄은 몰라도 말하는 것 부 터 가르치고 있는 정효진씨는 회화위주의 수업을 하고 있다.
쉽게 지루해 지는 문법보단 실생활에서 직접 사용하는 회화 위주로 수업한다.
장기간의 수업이 아닌 단기간에 이루어 지는 수업이라 실용적인 면에서는 회화위주의 수업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하나를 가르쳤는데 이해하거나 또는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는 그녀.
필리핀을 생각하면 '시간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고 한다. 여유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너무나 여유로움이 답답해 보이기도 까지도 한다고 그도 그럴 것이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그 긴 시간을 기다린다는 일이 그렇게 즐거운 일만은 아니니까....
다음 학기는 11월 즈음에 있을 것이라 한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주위의 친구나 이웃에게 권유해 보는 것은 어떠한지...

이새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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