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닷넷 사업’ 90억 날렸다…주먹구구 예산집행 부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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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닷넷 사업’ 90억 날렸다…주먹구구 예산집행 부실 전략
  • 국민일보
  • 승인 2005.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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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2005-08-21 1178자
재외동포재단이 온라인상에서 전세계 700만 해외동포의 한민족 커뮤니티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89억원 가량을 들여 구축한 코리안닷넷(Korean.net) 사업이 엉터리로 진행돼 부실덩어리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21일 입수한 외교통상부의 ‘재외동포재단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부실운영 사례가 적나라하게 들어 있다.◇89억원 헛돈=코리안닷넷 사업은 1998년부터 매년 3억∼16억원씩 총 89억원을 들인 사업으로,150여개국 재외동포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한민족 커뮤니티 활성화와 각종 데이터베이스 및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이 취지다.

그러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K감리업체가 “4개 중점감리부분 가운데 2개 항목이 50% 미만으로 부적합하다”며 코리안닷넷 사업에 불합격 판정을 내렸으나,재단은 다른 감리업체를 임의로 선정해 ‘합격’ 평가를 받아냈다. 또 S업체가 ‘입양동포 네트워크’ 등 62개 항목을 완료하지 못한 사실을 알면서도 업체의 ‘사업완료 보고서’를 그대로 인정한 뒤 잔금 2억원을 지급했다. 업체로부터 받아야할 지체상금(1억여원)과 하자보증금(5000만원)도 받지 않았다.

재단은 이런 식으로 사업을 종결한 뒤 사이트를 운영하다 2004년 4월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로부터 ‘심각한 문제 있음’ 진단을 받았다. 이후 3억9000만원을 추가 투입했으나 여전히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초부터 코리안닷넷의 부실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지난 5월에야 감사에 착수한 데다 재단 실무자 2명만 수사의뢰키로 해 부실감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도덕적 해이=2002년 3월 채용된 한 직원은 학력을 허위기재하고도 지난 2월까지 3년간 회사를 다녔다. 같은 해 채용된 다른 직원은 미혼인데도 결혼한 것으로 속여 2년 동안 가족수당 130여만원을 챙겼다. 모두 관련 증명서류를 받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예산 집행도 주먹구구식이다. 소모성 경비로 쓰지 못하게 돼 있는 재외동포사회 숙원사업비 8억5000여만원 가운데 2억원 가량을 국내거주 외국국적 동포들의 추석명절행사비 등 소모성 경비로 지출했다. 같은 단체에 한 해 2회 이상 지원금지규정을 무시하고 국내 소재 재외한인학회에 지난해 3차례 총 1억원 가량을 지원했고,심의도 받지 않은 조사연구사업비 9000만원도 지급했다. 부적격 판정 사업이나 편법으로 선물구입에 지급한 사례도 다수다.

노석철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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