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소설'Daewoo' 출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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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소설'Daewoo' 출판 화제
  • 머니투데이
  • 승인 2005.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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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최근 ‘daewoo’라는 제목의 소설이 파야드(Fayard)에서 출판,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우의 프랑스 공장 폐쇄와 실직자 문제 등을 르포 형식으로 생생히 기술한 이 책은 노동 문제에 20여년간 천착해온 프랑스 작가 프랑수와 봉(Francois Bon)의 신작이다.

책 표지에는 불타고 있는 대우공장의 사진과 함께 불어로 소설이란 뜻의 ‘Roman’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소설이란 말은 작가가 임의로 끌어온 구성적 장치에 불과함을 쉽사리 눈치챌 수 있다.

이 작가는 같은 제목으로 연극을 만들기도 했는데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연극 페스티발에서 정식으로 초청,상연되기도 했다.

지난 26일 일간지 류마니떼(L’Humanite)는 ‘프랑스와 봉의 상상력를 통해 재현된 르포 형태의 책’이란 제목으로 작가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인터뷰에서 프랑수와 봉은 ≪ 프랑스에서 기업의 공장폐쇄 문제가 종종 일어나긴 했지만 대우의 경우는 정치권과 파렴치한 결탁으로 인해 실직자들에게 더욱 깊은 상처를 남겼다 ≫고 밝혔다.

책을 쓴 동기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체어맨 김이 프랑스 국적을 갖길 원한 이유

"저는 대우 공장 폐쇄와 같은 폭력적인 사회 현상을 다루는데 있어 사적인 세계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공식적인 문건을 보면 ‘전직 대우공장 노동자들의 자살과 이혼,암 발병이 증가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와 같이 비인간적이고 냉랭한 표현을 서슴지 않고 사용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증언을 모으는데 그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극이나 이야기 형태로 하기 위해서는 픽션이 불가피했습니다.

다만 제 책이 당시 상황과 인물,사실에 충실하기를 바랬습니다. 자본주의의 급물결 속에 대우의 흔적은 사라지겠지만- 대우 공장 부지에는 자동차 머플러 유통센터와 유럽에서 가장 큰 초대형 슈퍼마켓이 들어섰다-공장 폐쇄 1년 반이 지난 지금 기억을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로렌 지방은 수세기 동안 석탄과 철강을 생산해 왔고 이민자들의 거주 비율이 높은 곳입니다. 제가 인터뷰 했던 전직 대우 노동자들은 대우와 프랑스 정치인과의 검은 거래를 문제 삼으면서 여기에 대항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책은 실직자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소설의 형식을 빌었다고는 하지만 프랑스 대우 사태에 대한 꼼꼼한 문헌 작업과 차분하지만 생생한 현장 증언이 돋보인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우 창업자인 김우중에 관하여’라는 장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돼 이를 독자들에게 발췌,소개한다. 이 장은 프랑수와 봉이 2003년 9월 제랄딘 루(Geraldine Roux)라는 전직 대우 노동자를 만나 그녀가 김우중씨에 대해 수집한 정보를 경청하고 있는 부분이다.

프랑스에 첫 대우 공장이 설립된 87년, 김우중씨가 시라크의 후광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게 된 점을 비롯해 고속철(TGV)계약건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프랑스 실세 정치인과의 결탁을 언급하는 부분이 특히 흥미롭다.

정확한 날짜와 관련기사를 제시함으로써 그 동안 다소 모호했던 의문점들이 명쾌하게 풀릴 것으로 보인다. 중간중간 화자의 사적인 이야기는 임의로 생략했으며 인용된 몇몇 정치인에 대해서는 괄호 안에 주석을 달았다.

박정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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